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미 Jun 29. 2022

2개월 차 초보 러너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선선하던 5월-

거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그저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이 들뜬 기분이 몰려왔다.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총 천연색의 하늘과 꽃과 풀,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적당한 햇살, 선선한 바람.


이런 날씨는 일년 내내 계속 되는 것이 아니기에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그 풍경 한가운데를 차박차박 걸어가 자연과 연결되어야만 했다.

동전 하나 들이지 않아도 무한대의 벅참을 주는 이런 날씨에 집에만 있는 것은 뻔히 보이는 행복의 기회를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갔다.

매일 나갔다.


걸으면서 두 다리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일상을 환기 시키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작년부터 꾸준히 걷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휴직 중!


휴직인 만큼 시간도 더 많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기회도 더 풍부해졌다.


그래서 바깥 활동 중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인

'달리기'를 시작했다.





대단한 결심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날씨가 너무 좋았고

그래서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밖에서 무엇인가에 흠뻑 빠지고 싶었다.



출산 후 다이어트용으로 두어번 해보았던 런데이 어플을 다시 깔았다. (이미 너무 유명한 어플이지만 더더더 많이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달리기에 빠졌으면 좋겠다.)


이번엔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었다.

밖에서 무엇인가 하고 싶은,

몸을 움직이고 꿈틀대고 싶은,

이 좋은 날씨를 흠뻑 느끼고 싶은 마음이었다.



런데이는 나같은 저질체력, 초보 러너, 운동과는 거리가 먼 나약한 인간에게 최적화 되어있는 달리기 어플이다.


런데이 어플이 체계적으로 조직해둔 코스를

주 3회씩 8주간 따라가다보면 마지막 8주차에는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된다.


1주차 인터벌 달리기 때는

2분 달리고, 1분 걷는 코스가 반복된다.

이것도 힘들다 느껴지던 내가 두달 내내 빠지지 않고 런데이 8주차를 끝낸 결과,


30분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됐다!


지난 주에 런데이 8주차 코스를 완료하고

이번주 월, 수 모두 30분을 쉬지 않고 뛰었으니

이 정도면 꽤 훌륭한 초보 러너 아닌가!



지난 주 금요일 런데이 8주차 마지막 코스를 끝내자 런데이 어플에서 나오는 우리 '코치님'의 목소리가 나를 울컥하게 했다.


"이로써 위대한 러너의 모든 달리기 코스가 마무리 됩니다."


크으-

감격스러울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좋을 줄이야.

눈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히게 좋을 줄이야.



날씨가 좋아서 그냥 시작했을 뿐인 달리기인데

이제는 달리는 것이 너무 좋아졌다.


지난 주 금요일 마지막 8주차 코스를 끝내고

깨끗이 샤워를 한 후 백화점으로 갔다.


위대한 러너의 시작을 응원하는 달리기 용품들을 샀다.

그동안 사고 싶었지만

도중에 포기하고 달리지 않을 수도 있단 생각에 망설였던 것들을 고민 없이 담았다.


앞으로도 쭈욱- 계속계속 달릴 것이라는 선언이다.


새로 산 러닝화, 여름 운동복, 러닝벨트와 함께

무르익는 여름에도 달릴 것이다!


너무 더워서 강제 새벽운동이 될 것 같지만 !


작가의 이전글 [책 리뷰] 숲속의 자본주의자 / 박혜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