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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탱고 Dec 01. 2022

탱고 수업

 경쾌함과 우아함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걸 선택할까? 궁금해졌다. 살다 보면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자장면과 짬뽕, 후라이드와 양념, 버스와 지하철,  의리와 실리. 하긴 짬짜면이나 반반 같은 선택도 있긴 하다.

 

  강습을 하는 입장에서는 경쾌함은 물론 아크로바틱도 멀리해서는 안된다. 강사는 학생 자신이 잘하고 좋아할 스타일을 스스로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배움을 제공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습마다 지향하고 있는 스타일을 요일별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월요일은 기초과정이니 단순한 스타일이어야 한다. 단순하다고 해서 지루해지면 안 된다. 그래서 경쾌함이 가미되는 게 좋을 것 같다.


 화요일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무브먼트를 위주로 하니 경쾌함과 우아함이 에센스 정도로 교차 적용을 해야 할 듯하다. 반반이다. 이 단계에서 특별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건 다양한 성장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으니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요일은 텐션과 확장을 기본으로 하는 누에보 탱고가 베이스이니 이는 우아함을 지향해야 한다. 탱고의 우아함은 텐션의 연속성에 의해서 만들어지니 사실상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 텐션의 연속성이 없는 누에보는 자칫 동작만 색다른 탱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요 과정은 탱고의 선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편이다. 춤 선이 살아있는 듯 흐를 수 있도록 조각하는 과정이다. 낮에 열리는 수업에서는 탄력 있는 선을 만드는데 좀 더 집중하고  수업은 클래식한 선을 지향하고 있으며, 좌우 방향성 또한 변화한다


 금요일은 현재 프라이빗하게 진행하는 고급 클래스이다. 그래서 세미 아크로바틱이 가미한 우아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수업의 의미를 충족시킬 수 있다. 음식으로 말하면 식사가 아닌 요리를 만드는 과정인 것이다.


 토요일은 워크숍이다. 그래서 격주로 다른 스타일을 지향한다. 한 번은 감각적인 경쾌함이었다면 또 한 번은 날카롭게 흐르는 선의 우아함을 베이스로 진행하고 있다.


  일요일 과정은 종합반 형식이다. 발스는 우아한 리듬에 경쾌한 움직임, 밀롱가는 경쾌한 리듬에 우아함과 귀여움 살짝, 탱고는 선명한 선을 가진 우아함을 지향하고 있다.


  나에게 탱고를 추는 스타일에서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우아함을 선택할 것이다. 텐션의 연속성만이 만들 수 있는  우아함은 지독하리만큼 어렵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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