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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탱고 Dec 31. 2022

탱고 수업 7

 여름이 오면 원래 이렇게 더웠나? 싶다. 겨울이 오면 원래 이렇게 추웠나? 싶다. 원래 이 음식이 이렇게 맛났나? 술이 이렇게 달았나? 담배가 이렇게 고소했나? 사랑이 이렇게 좋았나? 이별이 이토록 아팠나?

수많은 일들이 길게는 몇 년의 간격으로, 짧게는 몇 시간 사이에 낯선과 익숙함이 교차되고 있다.


 그런데 탱고는 그런 순환에서 벗어나 있는 듯하다. 적어도 나에게는 단 한 번의 익숙함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탱고는 나에게 늘 낯선 설렘을 준다. 심지어 방금 춘 사람과 다시 탱고를 추어도 그 설렘이 처음과 다르지 않다.


 봄이나 가을을 처음 맞이할 때와 같은, 서로를 향해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과 같은, 춥고 배고플 때 뜨끈한 국밥의 수저 가득 한입과 같이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 해가 지나는 마지막 날. 나는 고속에 몸을 싣고 대전으로 가는 중이다. 2년을 꽈악 채운 일정이지만 난 지금도 고속버스에서 오늘 만날 사람들과의 탱고생각한다.


 토요일이면 언제나 그렇듯 탱고로 꽈악 채워진 오늘 일정. 2022 년 마지막 날인 오늘은 이렇게 살고, 다음날인 2023년도 그렇게 시작할 생각에 벌써 가슴이 설레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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