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롱이 Feb 21. 2023

이걸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

아이고! 귀 나빠져요

"이걸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나는 짤을 보며,

글도 이렇게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유명한 영상이다 보니 이미 여러 사람이 이에 관해 분석했을 것이다.(나는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다)

거창하게 분석이라는 말은 못 하겠고, 왜 이 영상이 인기를 얻었는지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겠다.



첫 번째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있다는 것에 주목을 하겠지만 나는 에어팟이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부터 탁월하다 생각했다. 에어팟이란 알다시피 애플사의 제품이다. 들은 말로 어린애들도 어머니께 아이폰을 사달라고 조른단다. 이유를 물어보면 학교에서 갤럭시를 쓰면 놀린다고 한다. 이렇듯 젊은 이에게 애플사의 제품은 가져야 할 필수제품이자 워너비 물건이다. 작가는 이미 끼고 있는 이어폰부터 젊은 층을 대표할 수 있는 제품을 드러낸 것이다.


두 번째로, 

영상에서 젊은 여성은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한다. 왜 이어폰을 끼고 작업을 할까. 그것은 소통보다는 자기만의 일에만 몰입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일반적인 특성은 개인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잘잘못이 아니라는 말이다. MZ세대는 형제가 많이 없이 혼자 자라는 경우가 많다. 살을 맞대고 노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 게임이나 대화를 한 세대이다.  게다가 감수성이 예민한 학창 시절에 코로나19라는 특수성까지 끼었다. 안 그래도 멀었던 사회적 거리가 단절되다시피 했으니 오죽하랴. 이런 개인적 성향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그러니 이어폰을 끼고 일을 한다는 것은 원래 익숙했던 혼자만의 공간을 만들고 작업을 하겠다는 말이다. 한편으로는 더욱 편하게,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다. 분명 이런 삶을 살지 않은 기성세대는 대인관계나 업무의 연계성을 생각해 안 좋게 보기도 한다. MZ세대의 성향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이런 의견도 사실 타당한 면이 많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맞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무작정 MZ니 꼰대니 날 세우지 말고 거시적인 원인을 한번 되짚어 보고 이해하자는 말이다.


셋째,

 "이걸 끼고 일해야 능률이 올라갑니다."라는 발언.

윗 세대가 말하면 사과부터 하던 기존 세대에게는 당돌해 보인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얄개시대니 X세대니 오렌지족이니 다들 젊은 세대를 예의 바르게 본 세대는 없다.

조선시대 글에도 요즘 젊은 사람은 버릇이 없다고 기록이 되어있다. 어릴 적  "젊은 이들을 보니 말세야, 말세."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어떤가 누워서 하늘로 가자며 1999년을 무슨 세기말처럼 얘기하던 사회도 잘 흘러갔다. 이것은 문제도 아니고 받아들여야 하는 흐름이다.


이렇게 세 가지 측면을 이야기해 보았다.

저 장면은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타인에 신경 쓰지 않는 젊은 세대가 잘 축약된 장면이다.


SNL작가는 어떤 사람들일까?

나는 MZ세대의 특징을 잡아서 저런 캐릭터와 대사를 생각해 낸 작가에게 탄했다.

 "맑은 눈의 광인" 캐릭터는 마흔이 넘은 나도 알 정도로 인기 있다. 이렇게 널리 알려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글로 치면 시대를 통찰하고 잘 다듬어진 문장으로 축약해서 세상의 공감을 얻은 것이다. 그게 명문장 아니겠는가. 그래서 첫 문장에 나는 이런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최근 책을 읽으면서 나도 느낀다.

더 젊은 흐름이 오는구나.


나보다 연배가 많으신 어르신들을 보면

꼬장꼬장한 자기주장만 하는 사람보다

수더분하게 미소 지어 주시는 분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런 사람을 닮고 싶다.


아이폰을 끼고 있는 젊은 이에게

"업무 중에 빼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업무 중까지 끼고 있으면 귀가 나빠질 수 있어요."라고 걱정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