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다. 네모반듯한 돼지껍데기. 불판에 올려지자 돼지껍데기에 가득한 기름이 순식간에 지글지글 소리를 낸다.
탁탁. 옹골차게 기름을 품고 있었는지 튀는 기름의 기세가 사뭇 예사롭지 않았다.
맛있다면 이 정도 수고는 축포라 생각했다.
팍팍 터지는 소리에 위장도 반응하는지 배가 더욱 고파졌다. 처음에는 밝은 캬라멜 빛이 감돌던 돼지 껍데기는 점점 익어가며 노릇하게 구워졌다.
이건 못참지.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낼름 입에 넣었다.
겉바속촉. 바삭하게 구워진 겉면에 속은 쫄깃쫄깃 촉촉하다. 역시 돼지껍데기라면 이래야지.
다시 한 점 들어 입에 넣었다. 이번에는 천천히 음미해봤다. 필살 돼지껍데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돼지 잡내가 없고 손질이 잘 되어있다. 촘촘히 가로 세로로 칼집을 잘 내 놓아서 식감이 매우 훌륭하다. 맛도 좋고 식감도 훌륭하니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알고 찾아오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 일행은 가벼운 돼지껍데기에 무거운 감동을 느꼈다. 다른 고기들은 어떨까
우리는 고기 메뉴를 보며 합의를 봤다.
"사장님 여기 아래에서 위까지 전부 2인분 씩 주세요."
이렇게 맛있는데 다른 메뉴도 궁금하니까
우리는 코스 요리처럼 하나씩 정복했다.
각자 감상을 한마디씩 해보니 우리 모임에서
순위가 어느정도 정해졌다.
일단 제일 맛있는 것은 역시나 돼지껍데기다.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회원마저 엄지를 척 들었다. 다음으로 맛있는 것은 두 가지인데 서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