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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롱이 Jan 11. 2023

라이언아. 너 언제 해운대에 왔었니

라이언 홀리데이 인 부산

입구만 보고 판단을 하지 말지어다.


유명한 코리아 트렌드 2023년을 읽고 있었는데,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있었다.


"해운대의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는 여름휴가를 보내는 라이언을 콘셉트로 공간이 조성되어 실재감테크의 체험이 가능하다. "

뭐라고? 해운대 그랜드 조선 부산에 라이언 콘셉트의 공간이 있었다고?

일주일에 세네 번은 근처를 산책하고 있는 난 기억이 없다. 명색이 찐 주민으로 해운대에 관한 글을 적고 있는 사람에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에 지인을 불러 급히 나가봤다.


위치는 해운대 해수욕장에 있는 그랜드 조선 부산 해변가 쪽에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2층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공사하는 것을 보고, 저건 뭐 하는 곳이지? 하고 궁금해하다 시간이 지나서 잊었던 것이다.


기억은 났지만 막상 와서 입구를 보니 솔직히 실망감이 들었다

뭐야. 이 자그마한 공간을 실재감 체험이 가능한 곳이라고 베스트셀러에 소개되어 있다니......

뭔가 조금 더 넓고 화려한 타이타닉인 줄 알았는데 헤밍웨이 소설 노인의 작은 배가 떠올랐다.


볼거리가 크기에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공간 안에서 볼 수 있는 가짓수가 제한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기대치가 낮아졌다.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들어가 보자.


이미 입구부터 귀염뽀짝 하긴 하다. 라이언이야 카톡으로도 매일 접하는 만큼 친숙하고 예쁜 캐릭터인 것은 잘 알지만 작게 달아놓은 전구들이 작은 별처럼 빛나며 다른 세상으로 가는 배의 입구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런데 계단을 하나씩 내려갈수록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뭐지. 왜 이렇게 계속 내려가는 것일까. 뭐야. 이 지하가 이렇게 넓다고?

이건 마치 매일 친숙한 골목길 쪽문을 열었더니 모르던 큰 공원이 이어진 느낌이다. 입구는 이 감동을 주기 위한 포석이었나 싶을 정도로 앙증맞은 지상과 다르게 넓었다. 미안하다 라이언아 오해했어



진한 녹색의 안내 팸플릿까지 있었고 여기에 지도라고 적어 놓았는데 이유가 있었다. 너무 넓어서 한 번에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더 놀란 것은 지하 1층이 다가 아니었다. 2층까지 있다니 언제 이렇게 밑을 파서 꾸며놓았는지 이 정도면 신기하기까지 했다. 안내문들을 자세히 읽어보니 지하 1층은 포토존과 카페라운지, 히든 클럽이 있었고, 지하 2층은 샵과 푸드마켓, 도넛가게가 있다. 그리고 라이언과 떠나는 4DX 실내 어트랙션도 있다고 한다.


우선 내가 위치한 지하 1층에 히든 클럽이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인지 궁금했다. 이런 가족 공간에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의 클럽은 아닐 것이다. 호기심을 못 참고 입구에서 제일 가까운 히든클럽으로 갔다. 방은 전체가 어둡고, 긴 테이블이 있었으며 벽에는 프로젝터로 영상을 띄워놓아서 재미있으면서도 클럽 같은 느낌이 났다. 음료를 주문해서 놓으면 잔 아래 테이블에서 재미있는 체험영상이 펼쳐진다는데 커피를 막 먹고 온터라 실제 체험을 해보지는 못해 아쉬움이 들기는 했다.



클럽을 나와서 안으로 들어와 본격적으로 구경을 했는데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을 정도다. 애기랑 같이 안 왔는데 만약 집에 아이들이 있으면 물개박수를 치며 뛰어다닌다고 정신 놓을 정도로 깜찍함의 끝판 장소였다. 큰 라이언과 카카오 접했던 이모티콘의 실사이즈 인형을 보고 사진을 같이 안 찍을 철심장은 몇 없으리라.


제우스처럼 신단에 있는 라이언을 보니 같이 손을 올려 카카오를 함께 찬양하고 싶어지는 신앙심이 생길 정도다.

우리는 이 무료존인 포토샵들을 다 구경하고 지하로 내려갔는데 여기는 더한 신세계다. 먹거리와 예쁜 인형, 물건 공격에 정신이 어지럽다.


진짜 이것들은 반칙 아닌가. 만약 두둑한 지갑의 지원이 있었다면 나는 아마 여기 물건을 종류대로 하나씩 집어 들고 왔을 것이다. 난 라이언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지 여기에서 알게 되었다. 너무 예뻐서 집에 가지고 가고 싶다.


단 아쉬운 것은 4DX체험을 하려고 하니 인당 2만 원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왔기에 실제로 체감을 해보지는 못하고 밖에서 부러운 눈으로 구경했는데 재미나 보여서 다음에 조카가 오면 데리고 와야 겠다.



여러 가지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야외에 다니기 힘든 한 여름이나 한 겨울에 해운대에 놀러 온다면 필수 코스로 넣어 두기를 추천한다.


해운대 해수욕장 들어오는 입구 바로 근처에 있어 알기만 하면 찾기는 쉽다. 그리고 포토존과 다양한 볼거리는 무료이니 겁내지 말고 들어가길 바란다. 몰랐는데 이 글을 보고 알았다면

당신은 득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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