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한 모금

추억 한 모금

첫째 아들이 5~6살 때쯤이었다.


아파트 단지에 짤랑짤랑 두부 아저씨의 종소리가 울려왔다. 아이는 이번에는 자신이 혼자서 두부를 사 오겠다고 했다. 나도 재밌을 것 같아서, 아이에게 500원짜리 동전을 손에 쥐어줬다.


"엄마, 아저씨한테 뭐라고 말해야 돼요?"

상기된 얼굴로 달려 나가던 아이는 나를 뒤돌아보며 물었다.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두부 한 모 주세요."


아이는, 신나게 빠른 걸음으로 내려갔다. 나는 아파트 복도에서 아이와 두부 아저씨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곧 아이는 검은 비닐봉지를 꼭 든 채, 여전히 상기된 얼굴로 집에 들어왔다. 긴장과 흥분과 성취감에 물든 얼굴로, 아이는 작은 팔 근육의 온 힘을 끌어모아 힘차게 두부를 내밀었다. 처음으로 아이가 혼자서 뭔가를 구매하고 돌아온 것이었다. 나는 아이를 한껏 칭찬하며 물었다. 아이가 두부를 사는 장면을 비디오로만 보았을 뿐인 나는, 오디오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아저씨한테 어떻게 얘기했어?" 내 질문에 아이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두부 한 모금 주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찬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