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자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이는 책장에 서서 책 한 권을 집어든다. 한 장 두 장 책의 세계로 빠져든다.
한 권이 두 권이 된다.
"엄마'. 너무 재밌어."
슬슬 다음 날 아침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걸 너무 힘들어해서 무조건 일찍 재우려고 하는데 그것도 참 쉽지 않다.
"그만 자야지"
"조금만 이것까지만 읽고"
웬만하면 책에 대해서는 다 오케이이지만
학교 가는 게 중요하니까 계속 빨리 자라고 재촉하게 된다.
급기야 몰래 숨어서 읽는다.
"엄마, 베개 밑에 책 놓고 잘래"
웃음이 나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한 마음도 든다.
마음껏 읽고 싶을 때까지 다 보고 자라고 하고 싶지만
"내일 아침 눈 뜨자마자 읽어"라며 서둘러 재웠다.
역시는 역시.
아침에 일어나질 못한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 아이에게.
"거봐. 일찍 자라고 했지"
"책이 재미있는 걸 어떻게!!!"
화가 살짝 난 아이의 표정에 잠시 할 말을 잊는다.
그래... 너무 재미있는 책이 잘못했다.
아침부터 계속 책을 읽던 아이는 오후에 피아노 학원에서도 읽게 책을 갖다 달라고 한다.
교문 안으로 들어가며 "엄마. 8권이야 8권"
그래 이따 꼭 가져다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