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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주얼 Nov 02. 2020

밤에 쓰는 작가와 우는 풀벌레

책을 기다리는 마음 2 :『자기만의 공간』






책에 실린 글은 봄에 탈고했다.

글을 쓰며 이미 책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빵 반죽을 하며 벌써 배가 고파진 사람처럼. 


봄밤은 고요했다.

방 안의 불빛을 낮춰 놓고 혼자서 글을 썼다. 

새벽이 되어 새들이 일제히 울어대면

마치는 종소리를 들은 것처럼 화면을 덮었다.


가을에 글을 몇 편 더 보태면서는

풀벌레들이 내내 같이 밤을 새워주었다. 

집 건너편의 큰 나무들과 덤불 사이에서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밤을 새워 글을 쓰는 이유는 

기분, 아니고 쫓겨서, 만은 아니고.

낮에는 낮의 일이 있어서.


밤의 일이라고 온전히 글쓰기만이 되진 못한다.

집안일 하고 한숨 자두는 것에도 

밤 시간의 절반이 흘러간다. 


그러니까 글쓰기는,

글을 쓰는 즐거움과 조바심과 어려움과 기쁨은

내 하루의 절반의 절반 동안 허락되는 것.

 


사계절의 반의 반, 가을이 지나는 동안 

하루의 반의 반씩, 또 하루의 반의 반씩.


나는 뭔가 만들어보고 싶어서, 

내놓고 싶어서,

조금씩 더 애를 써보았다.

내가 나의 글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유주얼입니다. 11월 11일, 허밍버드에서 저의 첫 에세이 『자기만의 공간』이 출간됩니다.
출판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대평,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책을 먼저 만나보고 싶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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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 이벤트

인스타>하이라이트>네이버폼 작성을 통해 응모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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