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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 운동으로 개근하기

줌바댄스와 발레스트레칭

by 다독임

줌바댄스 4개월 차, 월수금반과 화목반을 바삐 오가며 주 5일 운동을 성실히 실천하는 중이다. 평일만큼은 많이 움직이고 뛰어야 하기에 과식이나 폭식은 금물. 저녁 식사는 가급적 6시 반 전에 마치고 군것질은 삼가려 한다. 체중계 숫자는 그대로지만, 똑같이 먹고 움직이지 않던 과거의 몸과는 다를 거란 믿음이 있기에 숫자에 너무 연연하지 않기로 한다. 지난 11월에는 줌바댄스를 시작하며 얻은 활력과 즐거움을 기억하고 싶어 글로도 남겨두기도 했다.


https://brunch.co.kr/@dadokdadok/14



모처럼 즐겁게 운동하는 요즘이건만 웬 청천벽력이람. 화목반 줌바 강사님이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었는데 후임 강사가 채용되지 않아 1월부터 잠정 휴강이라는 것이다. 예전의 나라면 월수금 주 3일 운동도 충분하다 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남은 이틀에 대한 운동 공백의 불안이 앞서기 시작했다. 물론 아파트 계단 오르기, 홈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동을 지속할 수 있지만 지난 몇 년간 나는 의지박약의 사람이라는 것을 철저히 확인한 터라 운동 루틴이 끊어질까 두려웠다.


여러 날 고민하다 휴강된 수업 시간에 할 수 있는 다른 운동 수업을 재빠르게 찾아봤다. 다른 센터로 가는 방법도 있겠지만 도보 2분 거리의 집 앞 센터를 두고 멀리 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찾다 보니 동 시간대의 다른 수업 발레스트레칭이 있는 게 아닌가. 정반대의 종목이지만 유산소와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금세 마감되는 인기 수업이기에 휴대폰 알람을 맞추고 오늘 아침 재빠르게 등록에 성공. 휴, 그제야 운동 공백에 대한 걱정이 사그라들었다.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활력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도 아닌데 어쩌다 주 5일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한 사람이 되었을까.


수강신청 성공




30대에는 운동이 몸매 관리나 취미의 한 영역이라 생각했다. 그저 날씬해지기 위해 하는, 재미있거나 시간이 남으면 하는 취미의 종류 말이다. 그때는 영원히 건강하고 튼튼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가득했나 보다. 그러다 운동 없이 맞이한 40대는 마냥 늘어나 제자리로 돌아올 생각 없는 탄력 잃은 고무줄 같았다. 몸도 마음도 흐느적거리는 흐물흐물함 그 자체. 몸 상태를 나보다 먼저 알아챈 남편은 걷기와 헬스를 시작했고, 가만히 바라보던 나도 서서히 뭔가를 시작해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제 겨우 서너 달 된 줌바 새내기일 뿐이지만 운동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찾고 있다. 그래야 하기 싫은 숙제같이 느껴지는 날도 마지 못해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친한 지인은 요가 강사이다. 심한 우울증을 앓았지만 취미로 하던 요가를 꾸준히 이어갔고 다행히 몸과 마음의 건강도 되찾았다. 요가를 점점 더 깊이 배운 덕분에 지금은 요가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매일 수련하며 자신을 가다듬는 그녀를 볼 때마다 그저 당장의 다이어트에 급급했던 나의 좁은 운동의 시야를 깨게 된다. 요가 강사라는 업(業)에만 그치지 않고 매일의 운동과 수련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운동은 인생을 바꾸는 반환점 같기도 하다.


이제는 운동을 삶의 기본값으로 잡아보려 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힘없이 끌려가지 않으려면, 낮아지는 면역력으로 골골대지 않으려면,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기운 찬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예전에 입던 옷을 못 입고 바라만 보지 않으려면 그래야 한다고 되새긴다.

2024년 후반부, 40대 중반을 목전에 두고 뒤늦게 시작한 운동의 다짐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동안 뭐했나 후회할 시간에 지금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어 본다. 앞으로 어떻게 변하고 달라질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서 본다. 동네 센터에만 머물지 않고 밖으로 뛰어나가 할 수 있는 다른 운동들도 모색해 볼 테다.


슬초브런치 동기들과 만들어가는 이 운동 매거진의 유령 필자가 되지 않으려면 이제 진짜 운동하는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다. 일단 오늘 불금의 저녁도, 12월 31일 저녁 줌바수업도 반드시 출석을 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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