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의 일자리 창출 효과

대치동 사교육은 혼자 알아서 굴러가지 않는다

by 대치동 비둘기

대치동의 어느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 내리면

고령화 시대에 다가가는 우리나라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젊은 인파(젊다기에 어림)와 학원가, 병원가, 상점가를 만날 수 있다.



대치동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학원'만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대치동에는 학원가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상가들이 존재한다.



상가에서 사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동네에는

수많은 일자리가 있다.



다른 동네에서는 잘 못보던 특이한 직업들이 있기 때문에

(물론 내가 눈치채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종종 거리를 거닐다보면

여기는 정말 소일거리도 많고

할 일이 많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곤 한다.






학원 관련 대치동 일자리 List


#1. 셔틀 등하원 도우미

보통 당근이나 일자리를 찿는 곳에 나오는

'등하원 도우미'는 내 아이를 등하원시키는 이모님을 말하는 개념이지만

이 동네에서는 아예 셔틀을 같이 타고 내리는

그리고 학원 앞에서 내려 학원 문까지 인솔해주는 일을 말한다.



눈에 띄는 학원 마크가 새겨진 조끼나 옷을 입고,

마치 아이돌 야광봉처럼 별, 하트 등의 모양이 잘 보이는

형광봉을 들고 있다.

학원 차의 규모가 큰 학원의 경우

새겨진 번호가 40번대까지 존재한다.

(1호차부터 40호차까지 있다는 말)


대부분 시간마다 타는 아이들의 이름, 학년, 주소 등을 알고 있고

학부모와도 소통하며 간혹 너무 짐이 많으면 조금 도와주기도 한다.

(대부분은 다 무겁기 때문에 도와주지 않는 편)


또는 학원 입구에서

불법주정차 단속과 유료 주차비가 비싼 대치동에

급하게 내려 학원을 들어가야하는 아이들을 안전히 학원까지

데려다주는 도우미 선생님들도 계신다.


+그리고 셔틀을 운행하더라도 매 시간대마다 수업이 있고,

오전 영어 유치원+ 오후 학원으로 2~3 업체를 도는 셔틀 기사분들도 많기 때문에

운전 기사분들에게도 꽤 일자리가 많은 편이다.



#2. 건물 경비원

요즘 보기 드물게도 이 동네에는 거의 모든 건물에

상주하시는 경비원 분들이 있다.

학원이 많은 건물들의 1층에는 꼭 경비원분들이

수많은 cctv 앞에 앉아 경비 복장을 하고 있으신데,

특별히 바빠 보이시는 타이밍은 없어보였지만

하루종일 건물을 지키는 일도

보통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건물 1층을 지키는 것은 감기에 걸리기 너무나 좋은 조건이라

나름대로의 방한 대책이 필요할 것만 같다.




#3. 클리닉 선생님 (또는 독학관 선생님)

클리닉이라 함은 보통 피부과나 성형외과에서

더 아름다운 피부와 외모를 가꾸기 위해 필요한 시술을 하는 곳이라 생각하겠지만,

대치동에서 클리닉은 어떤 특정 과목에 잘 안되는 부분을 도와주고

다듬기 위해 지정된 학원 시간 외에

보충 수업과 같은 개념으로 존재한다.


보통 클리닉 선생님들은 그 학원 출신이거나

서울 소재의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기도 하다.

클리닉 비용을 따로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인데,

정해진 시간 없이 학생들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고 보강해준다.


독학관은 과거의 독서실이 진화한 개념인데

혼자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에서 더해져

약간의 감시(?)를 받으며 핸드폰을 제출하거나,

잠을 자면 깨워준다거나,

해야할 분량을 확인해주는 등의 장소이다.


독학관 선생님들 역시 명문 대학을 다니고 있다거나

학원 선생님 출신이거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다.





#4. 레테 또는 특정 학원 전문 과외 선생님

영어 Top3 , 7세 고시 레테

수학 황*, 원** 초등 레테

다니고 있는 학원 서브 과외


세상에 수많은 과외 선생님이 있지만

이 동네에 남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입학이 어려운 학원들의 입시(대입 아님)를 전문으로 하는 과외 선생님이 존재한다.

인기 많고 합격률이 높기로 유명한 선생님은

내년 후반까지 일정이 꽉 차있을 정도로

집에 모시기가 어렵다.


그리고 학원을 다니지만

이 동네는 워낙 학원을 다니면 그 시간에 비례하는

어마무시한 숙제의 양을 자랑하기 때문에

부모가 봐줄 시간이나 여력이 없다면

새끼 과외 선생님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학원에서 직접 소개를 받을 수도 있고,

입소문에 유명하거나 아파트 전단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고등학교 과외 뺨치는 가격대를 부르는 과외 선생님들도 있기에

배보다 배꼽이라고

학원비보다 과외비가 더 들 수도 있다.




#5. 라이딩 선생님(알바)

대치동이든 범대치권이든 다른 동네든

누군가는 교문에서 아이를 받아서

학원 문 앞에 데려가 줘야하는 시기가 있다.

이모님을 쓸 수도 있지만,

하루종일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라이딩만 해주는 사람을 구해야하는데,

음식 배달 라이딩이 아니라 내 아이 라이딩이라

시간을 맞춰주고, 아이에게 친절하고, 갑자기 그만두지 않을

정말이지 금상첨화여야하는 어려운 조건을 맞추어야

내가 아닌 누군가 라이딩을 성공적으로 해줄 수 있기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꽤나 무거운 가방

또는 복잡한 학원 스케쥴을 꿰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튼튼한 팔과 메모지는 필수다.






오며가며 봐왔던 스치듯 지나간

많은 분들이 오늘도 대치동을 함께 이끌어주고 있다.

든든하게도 대치동 구석구석에는

보살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기에

많은 일자리도 존재한다.


내가 구석구석 살펴보지 못해 다 못 적은 일자리는 없는지

동네를 지나치다 부지런히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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