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맘은 이미 찾은 내 아이의 영재 모먼트
작고 귀여운 캐치티니핑이 아니고 완전 파산핑
아이들이 작고 귀여운 캐치티니핑이나 지우가 캐치해 포켓몬스터볼에 넣는 포켓몬스터를 졸업할 무렵의 부모라면 누구나 마음 속에 한가지 의문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티니핑을 잡든 포켓몬스터를 잡든, 만화의 흐름은 흘러가는데 과연 우리 아이의 재능은 무엇일까하는 의문이다.
얼마전 이수지 씨가 따라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자식이 좋다> 대치 제이미맘편에서 아직 영어 유치원에 다니는 제이미의 영재적인 모먼트, 수학적 영재성을 캐치해줘야한다는 장면을 웃으며 넘겼지만, 문득 그래서 나는 아이의 어떤 모먼트를 캐치했는지 갑자기 불안감에 휩싸였다.
유럽의 학교들은 학제상 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로 나누어진다. 다시 말해, 초등학교 2학년 때쯤이면 아이들의 싹이 보인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3학년이 되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도 많아지고, 점차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이나 재능을 찾는 교육과정으로 흘러간다.
문득,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 아이의 하교길에 내가 너무 '이것저것' 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사실상 '이것저것'은 공부 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예체능 부분인데 음악, 미술, 체육 활동을 골고루 경험하라고 방과후 스케쥴을 짰지만 문득 돌아보니 아이들은 아니다 싶으면 하지 않거나 굳이 배울 필요가 없다면 시작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보였다.
시간은 무척이나 빠르게 흘러서, 어느덧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운동을 배운지 꽤 시간이 많이 지났다. 남자 아이들 같은 경우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벌써 프로 입단 테스트를 보거나, 선수 등록을 하기 시작했는데 취미로 하는 것도 좋지만 어디까지가 배워야하는 선이고 얼마나 시간을 배분해야하는지 갑자기 고민이 되는 시간이 도래했다.
지혜롭게도 한 친구 엄마는 방학을 이용해 매일 피아노를 보내서 진도를 빨리 뺀 다음, 어느 정도가 되면 안 다닐 계획을 세웠고, 다른 친구 아빠는 주말마다 아이가 배우는 운동의 기본기를 위해 두 세시간씩 운동장에서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반면에 나는 골고루 한 주에 한 두 시간씩 해보라고 넣었는데, 막상 과연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그래서 아이에게서 어떤 재능을 발견했고,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한 가지 후회되는 점이 있다면 얕고 넓게 배운 어설픈 지식으로 휩싸여 어느 하나 '전문적'이라고 손꼽고 연륜이 쌓인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아이를 키우는 방식도 그것과 같아서 '다재다능'을 꿈꾸다가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진득히 무언가를 끝까지 배우는 아이들도 적고, 악착같이 무언가 해내려는 아이들도 적다. 다시 말하자면 마음만 먹고 열심히 한다면 과거에 비해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는 말인데 막상 그 '마음만 먹을 용기와 혜안'이 부족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요즘이다.
과거에 종종 위인전을 읽으며 수학자 파스칼은 '9세'에 이미 계산기를 발명했다던가, 이미 '7세'에 첫 공개 연주회를 했다는 베토벤 이야기가 몹시도 놀라웠는데, 막상 내 아이가 그 나이를 지나고 있으니 영재성은 아니어도 무엇인가 잘하는 것을 반드시 발견해줘야겠다는 사명감이 울컥 올라온다.
그런데 그러다가 결국에는 낭중지추처럼 뾰족하게 드러나는 재능을 발견하거나 키워주지 못해 가장 다수가 가는 '공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하고 현실 안도하게 되는 마의 구간을 곧 지나갈 것만 같아 초조하고 걱정된다.
그래서인지 이미 5세부터 공부의 세계로 달리고 있는, 어쩌면 아이의 수학적이나 언어적인 미지의 세계에서 아이의 영재성 모먼트를 발견한 친구 엄마들이 대단하고 부럽다. 그러고 싶지 않아 재능의 망망대해를 헤매고 있는 나와 아이가 꼭 무언가 발견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담고, 오늘도 어제보다 훌쩍 자란 아이의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