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바람이 길 위를 스친다
벚꽃이 머물던 자리에
가느다란 가지들만
서로의 그림자를 얽고 있다
4월이면
분홍빛 벚꽃으로 넘칠 이 길이
지금은
텅 비어 발자국만 품는다
꽃도 잎도 없고
사람도 없는 거리에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검은 선으로 겨울을 그린다
그러나 이 을씨년스러운 거리 끝에서
봄은
아무도 몰래
숨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