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선물한다는 것에 대하여.
꽃을 살 일이 생겨 꽃집을 찾았다.
졸업시즌이라 온갖 꽃다발이 만들어져 있고,
주문전화가 끊이지 않고 울린다.
졸업식 꽃들은 받는 친구가
남자 아니면 여자 아이인지
그리고 아이의 나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꽃다발의 모양이 정해진다고 한다.
덧붙여 생화는 취소가 안된다고.
주문한 꽃다발을 기다리며
자연스레 다양한 꽃다발 주문을 엿들으니
예전 어느 예능에서 유희열 님이
왜 졸업식 같은 특별한 자리에 꽃을 선물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김영하 작가가 말한 대답이 떠오른다.
그분의 말투가 품격 있고 따듯하기에
답변을 여과 없이 옮긴다.
이건 확인된 건 아닌데 저의 생각으로 볼 때
집에서 꽃을 키워 보니까
꽃을 비싸게 받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꽃 키우기가 생각보다 정말 힘들어요.
꽃 한 송이가 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사물이 꽃을 피운다는 건 온 힘을 다 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때는 물도 충분해야 하고요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서
진짜 온 힘을 다해서 쫘악 피워내는 거예요.
거기에 식물의 운명이 걸려있죠.
아름다워야 하고, 벌이 날아와야 되니까요.
그런 걸 생각해보면 졸업식이나 이럴 때
축하하면서 꽃을 주는 것은
네가 그동안 여기 도달하기까지 겪은
수고, 고통, 힘듦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다.
이런 의미라고 생각해요.
여기까지가 김영하 작가님의 답변.
이 답변을 듣고 꽃의 의미를 제대로 깨달아
종이에 펜으로 담았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꽃이란 것은
그 색깔과 우아한 모양새뿐만 아니라 의미마저도
특별한 날 주는 선물로써 딱 알맞다.
내가 준비한 꽃다발은
얼마 전 네 살 생일을 맞은
여자 아이를 위한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 세상에 태어나
네 살을 맞이한다는 것은 내 생각으로는
온 가족이 희생과 노력을 다해야 가능한 일이다.
동시에 아이 본인도 태어나
처음 겪는 수많은 힘든 상황들을
잘 헤쳐 나와 맞이한 고운 네 살이겠다.
그런 큰 의미를 담은
작은 꽃다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