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만 측정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할까?
SF 소설 너럭바위를 바라보다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데이터 사용량이 존재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할까?”
소설 속 디지털 지구는 자원이 부족한 세계입니다.
쓰이지 않는 것은 사라지고 사용 빈도가 곧 존재의 근거입니다.
CD를 자주 듣지 않으면 어느 날 사라지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은 지도에서 삭제되며
바위는 '쓸모없음'이라는 이유로 지워집니다.
이 설정이 허구처럼 보이시나요?
사실 지금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사용 빈도’로 세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클릭이 없는 콘텐츠는 자동으로 숨겨지고 조회수가 낮은 서비스는 단종되고 로그가 없는 기능은 “의미 없다”고 간주되죠.
데이터 분석가로서 이 장면은 경고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분석하는 지표들조차 ‘자주 쓰이는 것만 살아남는 메커니즘’을 강화하고 있진 않을까요?
그렇다면 잊히면 안 되는 것은 어떻게 할까요?
사용은 적지만 공존과 기억의 상징이 되는 것들 말입니다.
우리는 어떤 바위를 지켜야 할까?
소설에서 마을 사람들은 거대한 바위 앞에 앉아 “쓸모없지만 사라지면 안 되는 것”을 위해 시간을 씁니다. 하지만 끝내 모두 떠나고 단 둘만이 남습니다.
그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속삭입니다.
“지켜야 하는 것은 클릭 수로 측정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사라지면 안 될 가치’는 무엇인가요?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데이터'는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여러분의 바위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