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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우리말(43)

[ 혼동하기 쉬운 맞춤법]

by 겨울나무

◆ ‘개나리봇짐’(?)


노오란 개나리가 피고 진달래 피는 따뜻한 봄이 오면 공연히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개나리봇짐’을 둘러메고 어딘가로 훌쩍 나들이를 떠나고 싶은 것은 누구나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위의 문장에서 ‘개나리봇짐’은 잘못 쓴 말이다. ‘괴나리봇짐’이 표준말이다.


‘괴나리’란 먼길을 떠날 때 옆구리에 끼거나 짊어지고 갈 수 있도록 작은 보자기에 꾸린 짐을 의미하는 말이다.


요즈음에는 옛날과 달라 좀처럼 ‘괴나리봇짐’을 보기가 어렵다. 웬만하면 큰 가방에 넣고 자동차로 이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날에는 먼 길을 떠날 때 어쩔 수 없이 옷과 일용품 등을 작은 보자기에 들고 다닐 만큼 싸서 머리에 이거나 들에 짊어지고 걸어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옛날 사람들은 나들이를 할 때, 그리고 대부분의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먼길을 떠날 때 ‘괴나리봇짐’을 등에 걸머지고 다니곤 하였다.


참고로 지금도 북한에서는 ‘괴나리봇짐’‘괴나리보따리’로 쓰고 있으며 ‘담봇짐’ 역시 ‘괴나리봇짐‘의 방언이다.



◆ '갯벌'과 '개펄'


썰물로 인해 물이 모두 빠져나간 바닷가. 이런 곳을 '갯벌'이라고 해야 하나 '개펄'이라고 해야 하는지 얼른 생각이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갯벌''개펄'은 둘다 준말이며 각각 의미만 다를 뿐이다.


그러나 '개펄' '갯벌' 의 첫 글자인 '개'는 어원을 따져볼 때 강이나 내에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 즉 강 맨 아래쪽인 하구(河口)와 바다가 만나는 곳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개펄''갯가의 개흙이 깔린 벌판'을 가리키는 말이다. 물이 빠지고 난 뒤 바다에 드러나는 미끈미끈하고 질척거리며 검은빛이 나는 곳으로 간조와 만조의 차가 큰 곳이다. 그러기에 ’개펄‘은 동해안보다 서해안에 많이 발달한다.


또한 '갯벌'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사장 또는 그 주변의 넓은 땅'을 의미하며 개흙이 깔린 부분 외에 바다와 접한, 모래가 깔린 부분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따라서 ’갯벌‘’개펄‘보다 훨씬 더 넓은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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