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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긴 문장 만들기

[글짓기 지도의 실제, 제8단계]

by 겨울나무

이 시간에는 앞에서 학습한 그 어느 과정보다 좀 특별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시간에 학습할 내용은 ’가장 긴 문장 만들기‘이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아마 학습자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특별한 시간이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 보게 된다.


지도 요령은 주어진 임자말(주어)과 풀이하는 말(서술어)을 가지고 문장의 끊어짐이 없이 아주 긴 문장을 작성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임자말과 풀이하는 말 사이에 그 어떤 말이 들어가도 상관이 없다.


그러기에 다소 어법에 어긋나는 한이 있다 해도 꾸며주는 말이나 이어주는 말 등, 그 어떤 말이라도 넣어서 가장 긴 문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 하겠다. 다시 말해서 방법은 어찌됐든 무조건 긴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 이 시간의 학습과정이라 하겠다.


참고로 이 시간에는 특히 칠판을 활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 하겠다.


또한, 다른 학습 시간에도 대부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이 시간에는 적은 인원보다는 여러 명을 함께 지도한다면 학습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시작해 볼까 한다.


지도자는 먼저 칠판 좌측 상단(또는 공책 좌측 상단)에 가령 ’나는‘이라는 임자말을 적어놓는다.


그리고 칠판의 하단 오른쪽 맨 끝부분(또는 공책의 하단 맨 끝의 오른쪽)에


’~갔다‘라는 서술어만 적어놓는다.


그렇게 되면 칠판 맨 처음에 ’나는‘이란 말과 맨 하단에 ’갔다‘라는 말만 보이고 칠판의 나머지 여백은 모두 비어있는 공백 상태가 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학습자를 향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이 넓은 칠판이 너무 텅 비어서 보기 안 좋지요? 그래서 ‘나는’과 ‘~갔다’라는 말만 보이는 빈 여백 안에 무슨 말이든 넣는다면 훨씬 보기가 좋겠는데 어떤 말을 써서 넣어주면 좋을까요? ”


이 질문을 들은 학습자들은 금세 각자가 생각한 무슨 말이든 떠오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각자가 서로 자신이 먼저 그 안에 들어갈 말을 발표해 보겠다고 신바람이 나서 시끄러워질 수도 있다.


이때 지도자는 반드시 발표할 순서를 정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너무 질서가 없고 소란스러워 수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분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에서 정해진 순서에 따라 직접 말로 발표를 하고 지도자는 학습자가 발표한 내용을 하나씩 칠판에 직접 적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방법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보겠다. 말하지면, 학습자 자신이 각자 생각한 내용을 칠판 앞으로 나와 직접 쓰게 하는 방법으로 진행을 하는 방법이다.


아마 그렇게 시간을 보낸 조금 뒤에는 학습자들이 그동안 써넣은 글이 삽시간에 칠판은 하나의 긴 문장으로 가득 차서 더 이상 쓸 자리가 없게 되고 말게 될 것이다.


그리고 칠판에 더 이상 쓸 자리가 없게 되면 학습자들은 아쉬운 생각에 더해 보자고 함성을 지르며 소란을 떨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지도자는 일단 칠판 가득 채워진 긴 문장을 우선 공책에 정성껏 정리한 뒤에 다시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하도록 한다.


그러나 학습자가 공책에 정리하는 작업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시간도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정리하는 일이 지겁다고 느낀 나머지 다시 긴 문장 만들기를 해보자고 떼를 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문장만큼은 반드시 정리해 두어야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도록 한다. 그 필요성이란, 이 시간에 정성껏 정리해 둔 이 긴 문장은 반드시 다음 시간에 ‘이어주는 말 익히기’ 학습을 할 때 꼭 필요한 자료로 쓰이게 되기 때문이라 하겠다.


참고로 오늘 학습한 긴 문장 익히기는 사실 늘 이렇게 길게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무조건 길게 쓴 문장은 읽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 하겠다.


어럽을 어겨가면서라도 문장을 길게 쓰는 연습을 시키는 것은 장차 그 어떤 긴 문장을 쓰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자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앞으로도 자주 이 긴 문장 쓰기 연습을 익혀보는 게 매우 필요하다 하겠다. 이 과정의 학습이 익숙해지면, 지금까지 일기나 독후감 같은 글을 쓸 때, 달랑 한두 줄만 쓰고 나서 쓸 게 없어서 더 못 쓰겠다고 하던 어린이들도 더 이상 쓸 게 없어서 더 못쓰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학습자들이 공책에 긴 문장 쓰기를 정리가 다 되었으면 약속한 대로 다음과 같이 주어와 서술어를 칠판에 적어놓고 위와 같은 요령으로 다시 긴 문장 만들기를 진행하도록 한다.


1. 나는 ~기뻤다. 2. ~가 달려간다. 3. 영희가 돌아왔다……등.


이 과정이 끝났다면 이번에는 학습자 자신이 임의의 주어와 서술어를 생각해서 쓴 다음 긴 문장을 써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참고>


공책에 스스로 긴 문장을 작성할 경우, 주어진 시간에 쓴 문장의 글자 수를 세어 누가 가장 많이 썼는가를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학습자들이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될 수도 있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자의 수를 쉽게 파악하기 위해 원고지 또는 네모 칸 공책에 쓰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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