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퇴고(推敲)

by 겨울나무

‘퇴고(推敲)’란 이미 완성해 놓은 글을 다시 읽어가며 다듬고 고치는 일을 말한다.


문장이나 단어의 뜻이 서로 비슷하다 해도 어느 것이 더 적절한가를 많이 생각하며 수정해 나가는 일이라 하겠다.




이 퇴고라는 말이 쓰이게 된 연유가 재미있다.


당나라 때의 시인 ‘가도(島)’가 장안(長安)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나귀를 타고 길을 나섰다. 그러던 중 문득 지난 옛날의 일이 머리에 떠오르자 나귀의 등 위에 앉은 채 다음과 같은 시를 짓게 되었다.


인가가 드문 곳에 한가한 집이 있는데.

풀에 묻힌 길이 거친 정원과 통하고 있네

새는 연못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들긴다.


시를 다 완성한 가도는 ‘중은 달 아래 문을 두들긴다’란 마지막 문장에서 ‘두들긴다(敲)’보다는 ‘민다(堆)’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한동안 골돌하고 있었다.


나귀의 등에 탄 채 한동안 두 글자를 놓고 ‘밀었다(推), 두드렸다(敲)’하고 중얼거리며 가던 도중 그만 귀인(貴人)의 행차와 마주치고 말았다.


그 행차는 경조윤(京兆尹) 한유(韓愈)란 아주 높은 분의 행차였다.


행차 길을 무례하게 침범한 죄로 가도는 곧 한유 앞으로 끌려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자신이 쓴 시를 다듬다가 무례를 범했다는 이야기를 사실대로 설명하게 되었다.


그러자 한유는 전혀 노여워하는 기색이 없이 말에서 내린 다음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허허, 그랬었군. 내 생각으로는 민다는 퇴(推)보다는 두드린다는 고(鼓)가 좋겠네.”


그리고는 가도와 나란히 행차를 계속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뒤부터 두 사람은 절친한 글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퇴고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 예 문 >


* 이번 원고는 마감에 쫓겨 퇴고할 시간조차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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