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기쁜 소식

[분단의 비극, 그리고 달라진 언어의 비극]

by 겨울나무

오늘 성길 씨는 하루 종일 가슴이 떨리고 마음이 ①오마조마했다. 애간장이 다 녹아내리는 것 같기도 하였다.


오늘 오후에는 결국 회사가 문을 닫느냐 다시 시작하느냐 하는 중대한 ②고스락에 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일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면 오늘부터 직장을 잃고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 할 기술도 없고 배움도 부족한 성길 씨였다. 그래서 이제 다른 직장을 잡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란 것을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성길 씨였다.


문을 닫느냐 다시 시작하느냐 하는 결과는 오후에 결정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 이런 때는 웬 담배가 그렇게 당기게 되는지! 그래서 성길 씨는 오늘 ③낮전 내내 쉬는 시간마다 ④담배칸을 들락거리며 애꿎은 담배만 피우며 하루를 보냈다.


집에서 이때나 저때나 하고 소식을 기다리며 마음을 졸이고 있는 아내도 불안하고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시간은 이미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아무 소식이 없자 참다못한 아내가 성길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성길 씨가 먼저 소식을 보내주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더 이상 불안해서 기다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는 아내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귓속말을 하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여보, 어떻게 잘 됐어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그러자 마침 성길 씨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몹시 반가웠다.


“너무 오래 기다렸지?


다 죽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줄 알았던 성길 씨의 목소리는 다행히도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여보, 바로 조금 전에 결과가 나왔거든. 그래서 금방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어. 그리고 우리 ⑤인차부터는 ⑥입쌀밥을 마음껏 먹고 살아도 될 것 같아. 회사 일이 아주 잘 됐거든.“


”어머, 그게 정말이에요?"

"그러엄, 정말이고말고."

"그래요? 그게 정말이라면 그거 아주 잘 됐네요. 당신 축하해요.“


아내는 너무 좋다 못해 대답하는 목소리가 떨려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기뻐서 어느새 눈에서는 눈물까지 맺히고 있었다.


”알았어. 그럼 자세한 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그 대신 저녁때 맛있는 반찬 좀 많이 준비해 놓아요.“


”네, 그럼 되도록 빨리 돌아오세요. 알았죠?“


”알았어. 그럼 이따가 봐요.“

성실 씨의 전화를 받고 난 아내는 그제야 안심이 된 듯 금세 행복한 표정이 되어 저녁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







※ 참고


① 조마조마 ② 위기 ③ 오전 ④ 흡연실 ⑤ 이제 ⑥ 흰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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