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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 Jun 23. 2024

외국계 기업의 평가와 보상... 달콤한 유혹

어쩌다 이직, 외국계 A to Z

외국계 기업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벌써 약속했던 10개의 글 중에 반환점을 돌아 여섯번째 글을 쓴다. 


오늘은, 아마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외국계 기업의 평가와 보상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전 글에서 외국계 기업의 다양한 복지와 혜택을 소개했는데 이번 글에서는 어떤 식으로 연봉에 대한 인상이 이뤄지는지 승진 절차와 전반적인 개인의 평가와 보상에 대해서 다뤄보겠다. 


특히 이번 글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필자의 회사를 포함하여 모든 외국계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없음을 미리 밝힌다. 또한 영업직군의 경우 다른 보상 체계를 가지고 있기에 필자의 설명과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기 바란다. 다만, 직접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적어도 가감없이 소개해 보겠다. 


필자의 회사는 연 1회 정기 평가가 진행되는데 그에 앞서 6개월 마다 반기에 한번씩 셀프 평가가 진행된다. 셀프 평가는 매우 심플한데 2페이지 남짓의 템플릿에 맞춰 제공되는 질문(지난 6개월간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이나 업적 2가지, 회사의 핵심가치에 부합하는 사례, 장기적인 커리어 목표 등)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여 매니저에게 제출하면 된다. 


최근에는 이조차도 더 간소화 되었고, 대략 이 평가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작성해야 할 항목이 간단해서 소요되는 시간이 적은 부분도 있지만, 시스코에선 Check in이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주 상사에게 편지 형태로 한 주간의 업무에 대한 업데이트와 차주에 진행할 업무에 대한 우선순위와 To do를 정리하여 공유하는 툴이 있다. 


그래서 셀프 평가서를 작성하기 위해 기억을 더듬을 필요가 없고 지난 check in 히스토리를 검색하여 자신의 성과를 요약/정리하여 제출하면 된다. 이전 회사에서 평가 시즌은 항상 또 하나의 야근을 필요로 하는 매우 부담스러운 시간이었는데 시스코에 와선 큰 부담없이 다가온다. 


이후 매니저가 이 셀프 평가서를 기반으로 팀원과 1:1 미팅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팀원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정리하게 된다. 이 과정을 보통 1년에 2회 정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니저는 팀원에 대한 전반적인 보상에 대해 정리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승진이라던가 주식 보상에 대한 규모, 연봉 인상 비율 등이 정해진다. 


필자는 이곳에서 보낸 3년 반이란 시간 동안 이런 형태의 평가를 여러번에 걸쳐 진행했는데 참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언제부터 셀프 평가서 입력이 시작되는지 그리고 매니저와의 1:1은 언제까지 진행되어야 하는지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특히, 평가 과정 이후에 실제 보상에 대한 결과가 결정되면 이를 매니저는 이메일을 통해서 전달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1:1을 별도로 잡아서 구두로 왜 이러한 보상을 결정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게 되어 있는 점이었다.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그 배경을 설명해 준다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팀원 입장에서는 대략 언제부터 이러한 과정이 시작되는지를 투명하게 알 수 있고, 인사팀에서 미리 공유한 전체 평가 일정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모든 과정이 보여지고 이 때문에 오히려 담담하게 매니저가 1:1을 요청해오길 기다리면 된다. 반드시 사전에 고지된 일정에 완료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미뤄지거나 지연될 일이 없다는 것도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에서 배우는 부분이다. 


필자는 이 과정 가운데 한번의 승진을 경험했다. 보통 외국계는 Grade 또는 Level이란 개념으로 직급이 나눠지는데 승진이란 보통 이 Grade가 한 단계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입사 전에 지인을 통해서 듣기론 외국계는 승진을 하지 않으면 평가 시 연봉 인상률이 크지 않다고 했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은 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전제는 회사 전체의 비즈니스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야지만 곳간에 인심 난다는 말처럼 보상 규모나 승진 규모 등도 조금 더 넓게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승진 과정을 통해서 적지 않은 비율의 연봉 인상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매년 승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보니 계속 좋은 성과를 입증하여 승진 기회를 꾸준히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진 시, 이직 없이도 꽤 만족스러운 수준의 연봉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승진을 하지 않은 해의 경우 매니저의 재량과 내부 기준, 절차에 따라 연봉 인상률이 결정이 된다. 


그 밖에 제공되는 보상은 보너스와 주식 보상인데, 주식 보상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도 조금 더 상세히 다뤄보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보너스에 대해서만 설명하려고 한다. 


시스코에서는 연 2회 보너스가 지급되는데 보통 중간 보너스라는 이름의 Mid-year Bonus와 연말 보너스라는 이름의 Year End Bonus가 있다. 


보너스의 비율은 회사가 정한 전체 성과 지표와 개인 성과 지표 그리고 개인별로 정해진 연간 보너스 비율 등이 합쳐져서 이를 기반으로 보너스 금액이 결정된다. 보통 입사 할 때 받게되는 오퍼 레터에 연간 보너스 타겟 비율과 예상 금액이 정해져 있는데 이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간 보너스로 먼저 지급 받게 된다. 


이후 연간 평가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위 계산법에 의거하여 실제 성과를 토대로 다시 정산이 되고 최종 받아야 하는 보너스 금액에서 미리 지급 받은 중간 보너스를 제한 금액을 연말 보너스로 받게 되는 방식이다. 참고로 보너스 비율은 직급(Grade)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적용된다. 


처음 보너스를 받기 전에는 연간 보너스를 큰 금액으로 한번에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보너스를 1년에 2회에 걸쳐 나눠서 받고 보니 여행이라던가 경조사, 가정사 등 급하게 돈이 필요한 일이 생겼을때 중간 보너스가 있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는 두번에 걸쳐서 받게되는 보너스에 대해 더 좋은 인식을 갖게 됐다. 


이러한 전반적인 보상이 연봉 체계부터 시작하여 승진, 보너스 그리고 주식 보상까지 매우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전 회사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외국계 회사 만의 다양한 보상 제도를 겪어보니 제목 그대로 달콤한 유혹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입체적이고 다양한 보상 체계를 한번 경험해보면 외국계를 쉽게 떠나기 힘들 것 같다. 그 중심에 있는 주식 보상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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