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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 Jun 09. 2024

복지의 끝판왕을 경험하다

어쩌다 이직, 외국계 A to Z

어느덧 시작했던 연재 브런치북이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오늘은 회사의 복지와 주요 혜택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한다. 


크게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는 글로벌에서 공통적으로 제공되는 혜택과 로컬에서 나라마다 각 시장의 특성에 따라 별도로 제공되는 혜택으로 나눠져 있다. 

크게 세가지로 나눠질 수 있는데 금전적인 보상, 휴가, 자기개발로 구분하여 소개해 보겠다. 


1. 경제적인 보상 

-경쟁력있는 연봉

-직원 주식 할인 프로그램(ESPP) + 주식 보상 제도 (RSU)

-학비 지원 

-보너스(인센티브)


먼저,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연봉의 경우에는 각자 이전 경력이 다르고 직급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순 없겠으나 필자의 경우 이직 과정에서 두자릿수 이상의 연봉 인상이 있었다. 외국계라고 해서 모두 경쟁력 있는 연봉을 제공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업계 기준에서 괜찮은 수준의 연봉을 보상해 준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보상 부분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ESPP나 RSU와 같은 주식 보상 제도이다. 필자 역시 이곳에서 처음 경험해 본 제도인데 아래와 같이 두가지로 나눠져있다. 


ESPP는 말그대로 Employee Share Purchase Plan의 약어로 직원들이 자사 주식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보통 6개월에 한번씩 특정 기간에 등록,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이 때 내가 희망하는 만큼 신청하면 본인이 정한만큼 그 비율대로 급여에서 차감이 되고 매월 적립되어 6개월 단위로 자사 주식이 할인된 가격에 구매되어 본인이 지정한 증권사 계좌로 입고가 되는 방식이다. 통상 10-15% 정도의 가격에서 할인을 받는데 필자는 적금을 붓는다는 생각으로 일정 금액을 적립해 주식을 구매하고 있다.


동시에 RSU란 제도 역시 외국계에서 꽃이라 불릴만한 제도인데 조건부 양도 제한 주식(Restricted Share Unit)이라고 해서 회사가 특정 직원들에게 보상으로 자사주를 지급하는 제도다. 보통 Vesting 기간이라고 해서 3-4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해당 주식을 받게 되는데 처음 주식을 받기 시작해서 Vesting이 종료될 때까지 근속을 해야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인재를 보유할 수 있는 일종의 장치이고, 직원 입장에서는 해당 기간을 채우면 약속된 만큼의 주식을 받을 수 있기에 양쪽이 모두 윈윈하는 제도라 생각한다. 


학비 지원의 경우 나라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대학원 과정에 대한 일부 학비가 지원되는 것 같다. 필자는 이미 입사 전에 대학원을 마친터라 이 혜택은 누릴 수 없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대학원을 이용하여 석사 학위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역시 좋은 혜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보너스의 경우에는 시스코에선 1년에 2번의 보너스가 지급되는데 Mid year 보너스와 End year 보너스로 나눠서 받고 있다. 보통 입사 전 연봉 계약을 진행할 때 패키지라는 것을 받게 되는데 여기에 기본 연봉인 Base Salary(기본급)과 Target Incentive(보너스)에 대한 비율과 예상 금액이 명시되어 있다. 


이를 기준으로 연간 내가 받게될 보너스 금액이 정해지는데 중간 보너스는 전체 Target Incentive에서 개인의 평가 지수(성과 지표)는 제외한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급이 되며, 이후 연말즈음에 연간 평가가 마무리된 다음 실제 성과 지표가 반영이 되어 나머지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연말 보너스로 받게 된다. 


한번에 보너스를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목돈을 받는 것 같아서 좋을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1년에 두번에 걸쳐서 받는 보너스가 오히려 중간에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쓰여지기에 참 좋은 혜택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 


2. 다양한 휴가제도

-생일 휴가 

-연차 휴가 

-Day for Me(나를 위한 하루) 휴가

-Time2Give 봉사활동 휴가

-긴급 지원 휴가 

-손주 휴가 (손자/손녀 당 3일 휴가 제공)

-연말 셧다운


현재 시스코에서 크게 제공하는 휴가제도인데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겠다. 

생일 휴가는 이름 그대로 본인의 생일날 기준 앞뒤로 10일 내 아무때나 사용할 수 있는 휴가다. 그냥 매니저에서 이날 생일 휴가를 쓰겠다고 말하고 시스템에만 입력하면 끝이다. 생일을 생일 답게 보낼 수 있는 1년마다 돌아오는 휴가다. 


연차 휴가는 기존에 월차와 연차가 구분되어 운용되어 왔는데 최근 시스템이 통합되면서 일반 휴가로 변경이 되었고 연간 기본 22일부터 제공이 된다. 재직 기간이 1년씩 늘어날 때 마다 휴가가 1일씩 증가하는데 필자의 경우 현재 3년차여서 22일+3일=25일의 기본 휴가를 쓸 수 있다. 


그리고 시스코에만 존재하는 두가지 휴가가 있는데 하나는 Day for Me라는 휴가로 분기에 한번씩 회사가 지정한 월요일에 전 세계가 모두 쉬는 날이다. 남들이 모두 일할 때 쉬는 월요일에 쉬는 휴가이고, 연차 삭감 없이 회사가 부여하는 휴가라 너무 애정하는 제도다. 보통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아내와 데이트를 하거나 주말에 붐벼서 가기 힘들었던 곳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하기도 하고 카페에서 쉼을 가지는 특별한 날이다. 아내 조차도 이 휴가만큼은 이름대로 '나를 위한 하루'인만큼 자신을 위해 쓰라며 특별히 배려해 주는 휴가다. 


또 다른 하나는 Time2Give라는 휴가로 일명 봉사활동 휴가다. 회사는 직원에게 연간 10일간 유급으로 봉사활동 휴가를 제공해 주는데 직원 스스로가 관심있는 주제에 따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내가 속한 곳에서 자유롭게 봉사할 수 있다. 급식소 배식 봉사부터 자전거 타며 달린 거리만큼 기부하는 활동,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는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봉사활동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리고 다소 특이한 이름을 가진 두가지 휴가가 있는데 긴급 지원 휴가와 손주 휴가다. 긴급 지원 휴가는 본인 혹은 가족에 대한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경우 유사시에 활용할 수 있는 휴가다. 본인이 아플 때는 병가 휴가를 쓰면 되지만 가족이 갑자기 아프거나 간호가 필요할 때 자신의 연차 휴가를 쓰지 않고 이 휴가를 사용해서 가족을 케어할 수 있는 휴가다. 코로나 기간에도 많이 활용 되었고 이후로도 필요시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일명 손주 휴가인데 본인이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가 되었을 때 쓸 수 있는 휴가다. 손자 또는 손녀가 생겼을 때 이들을 돌보기 위해 쓸 수 있는 휴가제도다. 규정상에는 손주/손녀 당 3일 유급 휴가가 제공된다고 나와있다. 손주까지 챙길 수 있는 휴가라니 이처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회사의 배려가 놀라울 따름이다. 출산 휴가는 많지만 손주 휴가는 여기서 처음 들어본 것 같다. 


휴가 제도 중에 마지막으로 연말 셧다운이라고 해서 크리스마스부터 연초까지 약 10일 정도 글로벌 오피스 전체가 문을 닫고 일제히 쉬는 기간이 있다. 개인 연차를 소진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쉬는 기간 동안에는 정말 어떤 메시지나 이메일도 없이 온전히 쉴 수 있는 기간이다. 그래서 필자를 포함해 많은 직원들이 가족들과 2주 정도 휴가를 써서 해외로 멀리 휴가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온전히 쉬며 나를 돌아보고 가족과 한해를 돌아볼 수 있어서 매년 가장 기다리는 시간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3. 자기개발 및 기타

-영어 교육비 지원

-통신비 지원

-교통비 or 유류비 지원


마지막으로 자기개발에 관련된 제도이다. 역시 나라마다 조금씩 상이한 부분이 있는데 한국을 기준으로 보면 크게 3가지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영어 교육비 지원인데 아무래도 외국계 회사이다 보니 영어 소통 능력이 매우 중요한데 직원 마다 개인 역량과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제공되는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정한 한도 내에서 전체 금액이 있고 영어 교육을 받기로 시작한 기간부터 2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이 제도를 통해 화상 영어 수업부터 전화 영어까지 다양한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금액을 회사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영어 소통에 대해서 많은 개선이 있었고 나름의 자신감을 얻게 됐다.  


둘째, 통신비 지원인데 많은 회사들이 지원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나 필자는 여기에서 처음 제공받은 부분이라 매달 나가는 통신비가 적지 않은 부분인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단말기 할부금에 대해서는 지원이 되지 않고 통신요금에 한해서만 지원 받을 수 있다. 


셋째, 교통비 혹은 유류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필자와 같이 매일 출근하지 않는 경우에는 교통비로 정액 비용을 지원받는 옵션을 선택하면 되고 영업 같은 출퇴근이 빈번하고 자차 사용이 많은 경우에는 유류비 지원으로 선택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오늘은 회사가 제공하는 복지 혜택에 대해서 소개했다. 모든 외국계가 이와 같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차이는 있으나 이와 유사한 제도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보상부터 다양한 휴가 제도, 자기개발에 대한 지원 등 종류도 많을 뿐더러 특히 휴가 제도만 보더라도 회사가 얼마나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가족을 배려하는지를 알 수 있어서 정리하면서도 뿌듯한 마음이 든다. 


끝으로, 필자 기준에서 지금 누리는 회사의 복지 중에 가장 좋은 것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재택 근무와 오피스 출근을 자유롭게 병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유연한 업무 환경에서 누리는 자유와 혜택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혜택이다. 앞서 열거한 모든 혜택과 비교하더라도 코로나 이후에 많은 기업들이 심지어 외국계 회사일지라도 오피스 출근 근무로 대부분 복귀한 상황에서 여전히 자유롭게 출근일을 정하고 내가 업무하는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함이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 


복지의 끝판왕은 바로 유연한 업무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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