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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십니까?

움직이는 시간

새벽 6시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는 길이었다.

가는 길에 잠시 고속도로에 올랐는데, 이 새벽에 어디론가 움직이는 차들이 너무 많았다.

불현듯 오래전 궁금했었던 질문을 적어보려고 한다.


첫 회사에 입사했을 때, 9시까지 출근을 위해 미어터지는 2호선에 몸을 겨우 싣고 목적지에 내려서는 내가 발을 디뎌 앞으로 가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 이동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많았다.


초기 1~2년은 출퇴근 시간이 일정해서 아침과 저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3년 차가 넘어서면서 야근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이 빈번했는데, 참 신기한 것이 그 시간에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서울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했다.

물론 6~7시만큼은 아닌 것 같지만 너무 많다.

그렇게 야근이 익숙해질 무렵 신입 때 퇴근하던 풍경을 잊고 지냈었다.


당연하게도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생각했다.

하루는 다른 일정으로 일찍(?) 퇴근하는 날이 있었다.

오후 4시 무렵.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시간에 회사에 있지 않고 어딜 가는 걸까?

궁금증은 커져 사람들 한 분 한 분을 인터뷰해보고 싶었다. 어디로 가시는지.

회사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 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다른 일정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아니, 적당히 많다면 일은 다양하고 가끔 일어나는 이벤트로 이 시간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겠는데 너무 많아서 그렇다. 정말이다.


건강검진을 가는 새벽 택시 안에서 잊힌 나의 질문이 다시 나에게로 왔다.


서울에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누군가는 새벽같이 일찍,

누군가는 늦은 오전?

누군가는 오후, 저녁에 어디로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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