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에 대한 배려는 존중이다
체크인을 위해 이른 아침시간이지만 좀 서둘러 공항으로 갔다. 우리는 앞에서 3번째 정도로 줄을 섰고, 카운터 오픈 시간까지는 약 30분 정도 남아있었다. 처음 와본 공항이기에, 발이 묶인 채로 눈과 몸만 돌려서 공항을 둘러보면서 있었다. 그렇게 20분쯤 흘렀을 때, 갑자기 우리 뒤쪽에 서있던 영국 여행자 2 명은 이야기를 나누더니 짐을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눈치로 살피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말을 걸더니 카운터가 바뀌었다는 걸 알려주었다. 혹시 우리가 잘 못 들을까 봐 손가락으로 방향이랑 카운터 번호를 재차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흘러내리는 어깨의 가방을 다시 손으로 잡아 올리고는 쿨하게 몸을 돌려 우리에게 알려준 방향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우리는 잠시 멈칫해하다가 서둘러 그 둘을 놓칠까 봐 따라갔다. 카운터가 언제 바뀌었던 것인지 이미 새로운 줄이 만들어져 있었고 먼저 도착한 그들 뒤에 섰다.
나와 남편은 정말 다행이라고 안도하면서 하마터면 일찍 와서는 한참 기다릴뻔했다며 안도하고 있었다.
영국 여행자가 뒤를 돌더니 자기들 앞에 서라고 하는 것이다. 몸을 옆으로 비스듬히 돌려주는데 꽤나 공간이 비워져 있었다. 내가 멀리서 보았을 때 그 공간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공간이겠거니 했는데 우리를 위해 미리 자리를 비워둔 것이었다. 우리가 각박하게 살아와서 그랬는지 몰라도 한국에서 이런 경험은 없었다. 처음 받아보는 이런 섬세한 호의가 과분하기만 했다. 우리는 사실 알려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웠다. 우리는 뒤에 서도 괜찮다고 그랬더니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아침 일찍부터 와서 줄 서 있었잖아.
우리보다 앞에 서 있었으니 당연히 우리보다 앞이어야 해"
라고 말해주는데 진짜 이게 모라고 울컥하는 것이다.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잘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었다.
그래서 내가 그렇다면 정말 고맙다고, 덕분에 그럼 우리가 앞에 서있겠다고 했다.
매우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내가 인상 깊었던 건 다른 사람의 노력에 대한 태도와 배려였다.
개인적인 성품인지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의 환경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작은 일에도 합당한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존중해주었다.
미리 우리의 입장을 헤아리고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처음에 바뀐 카운터를 알려줄 때 혹시라도 우리가 이해를 못할까 봐
몇 번을 또박또박 큰소리로 말해주고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그들의 호의는 간단해 보였을지 몰라도 깊고 따뜻했다.
PS. 서울의 퇴근길에서는 이 순간이 자주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