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그런거 아니죠?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미친 듯이 비가 내리더니, 이제 폭염이 시작됐다. 지옥의 여름이 왔구나. 다행히 평일엔 사무실 밖을 거의 나가지 않기 때문에 (점심도 건물 내에서 해결하고) 덥다는 걸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 주말에 온전히 무더위를 흡수했다.
토요일에 회사에서 주최하는 러닝 대회가 열렸다. 우리 팀이 주관한 행사는 아니지만, 유관부서이기 때문에 당연히 스태프로 참석을 했다. '당일에 비가 오면 어쩌나, 낙뢰가 떨어지면 행사 취소다.' 등 계속되는 비에 우려가 많았는데, 전 날 비가 싹 그치고 행사 당일에는 폭염이었다. 윽-
대회장은 폭염을 그대로 맞닥뜨렸다. 난 대회장 세팅을 돕는 스태프였으므로 땡볕에서 일을 했다. 사실 너무 더워서 할 일만 딱 하고 그늘에 피신해있었는데, 그늘도 더운 날.. 며칠 전까지 비가 퍼붓더니 오늘따라 왜 폭염인가.. 차라리 비가 오지.
대회는 성황리에 마무리됐지만 나는 온전치 않았다. 너무 지쳐서 집에 오자마자 씻고 에어컨 바람을 쐤더니 냉방병이 걸린 것도 같고. 머리가 어질 어질. 정신 못 차리고 다음 날도 땡볕에 돌아다녔다.
주말 동안 딱 이틀간 야외 활동을 했다고 오늘 월요일 아침부터 축- 늘어진다. 평소에 일어나는 시간엔 아예 눈을 뜨지 못했다. 더위 한방에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다니. 나이가 드는 건지, 요즘 통 체력 운동을 안 해서인지. 둘 다 겠지?
날이 더우니 무기력해진다. 회사 동료들과 대화해보니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그렇더라. 아무리 더워도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올 해는 그게 딱 느껴진다. 더위에 맞서기보다 피하는 게 상책인 것 같다. 앞으로 야외활동 좀 줄이고 운동 열심히 하고, 밥 든든하게 챙겨 먹고! (나이 생각하자. 쌩쌩한 20대가 아니야)
내일 아침부턴 축 처지지 말고. 더워도 으쌰 으쌰. 아침 운동도 빠지지 말고. 운동하고 찬물로 샤워하고 더위에 지지 않기로. 근데.. 아.. 방금 샤워했는데 벌써부터 땀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