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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대발 Nov 03. 2022

겨울이 왔고, 다시 봄을 기다린다.

집 앞 벚꽃 나무를 보며

겨울이 오고 있다. 내일부터 기온이 확 떨어진다고 뉴스에서 말하는 걸 보니 이미 겨울이 왔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우리 집 베란다에서 바로 보이는 큰 벚꽃나무를 보고 계절을 체감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잎이 붉게 물든 낙엽이 되어 참 예뻤는데, 오늘 청소를 하다 우연히 밖을 보니 잎이 우수수 다 떨어져 있었다. 단풍을 제대로 구경하기도 전에 다 떨어져 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버렸다. 집 공기도 선선한 게 겨울이 왔구나!



나는 딱히 좋아하는 계절은 없다. 그나마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이 가장 좋은데 이건 누구나 그러할 것이고. 그런데 내가 봄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그건 바로 앞에서 말한 우리   벚꽃나무 때문이다. 우리 집은 2층이어서 뷰는 좋지 않은데 앞에  벚꽃나무  그루가 있다. 이사 오기  집을    집주인 분께서 '봄이 와야  집의 진가를   있을 거예요.'라고 얘기하셨는데 (집을  때는 겨울이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계절이 지나고  말을 이해하게 됐다.


봄이 되면 베란다 앞으로 벚꽃이 활짝 핀다. 아주 감동스러운 뷰다. 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베란다로 향하곤 했다. 작년에는 벚꽃이 완전 만개했는데, 올해에는 작년보다 좀 덜 피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예뻤다. 봄에 햇볕이 좋을 때면 베란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 벚꽃들을 구경했다. 벚꽃이 필 때도, 바람에 흩날려 떨어질 때의 장면도 모두 감동스럽다.


그리고 여름, 가을이 되면 초록 초록한 잎으로 뒤덮인다. 봄과는 또 다른 푸릇한 뷰가 완성되는데, 이 나무 하나로 집의 분위기가 바뀌니 참으로 우리에겐 고마운 나무다.



이제 겨울이 왔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다른 계절보다는 볼품없지만, 이것도 몇 번 경험하니 나름 매력이 있다. 휑~한 매력이라고 해야 되나. 아! 잊고 있었는데 겨울에 눈이 오면 이것 또한 참 예쁘다. 이제 눈 오는 날을 기대하고 있어야겠구나.


이제 앙상한 가지에는 겨울이 지나면 꽃이 필 일만 남았다. 내년 봄을 기다리는 이유이다. 그리고 내년 봄에 벚꽃이 펼 시기엔 나는 또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내가 목표한 바를 이루고 있을지 궁금하다.


겨울이 왔고, 다시 봄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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