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니?
미라클 모닝(miracle morning) 3일 차. 처음 미라클 모닝을 한다고 했을 때 남편은 미라클 모닝이 뭐냐며 물어왔다.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고 보니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마구 쓰고 있는 말이다. 직역하면 '기적의 아침'쯤 되려나? 아마 기적을 만드는 아침이라는 뜻으로 쓰지 않았을까? 아침잠 많은 내가 매일 새벽 6시(쓰고 보니 내게나 새벽이지 이 시간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기적에 도전하는 일이지 않을까?
약속한 아침시간을 보내고 어제 못다 한 빨래를 정리하고 있으니 씻고 나온 남편이 말한다.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당신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다 보고." 맞는 말이다. 평생 지각과 사투를 벌이며 살아온 나는 아침잠이 많기로 유명하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아침잠을 물리치고 일어나기를 성공했으니 이미 '미라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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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같은 아침을 맞이한 지 3일째. 매일 10분간 명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마음을 먹자마자 명상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건 이전에 꽤나 접했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많이 해보면 나중에 커서 뭐든 하고 싶을 때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을 거라는 엄마의 철학이 맞았다. 명상의 방법도 조금이지만 알고 있고 해 본 적도 있으니 그냥 하면 된다.
고작 3일째이고 10분짜리 명상이지만 매일 느끼는 바가 다르다. 이 또한 쌓이면 경험이 되겠다는 마음에 글로 남겨본다.
첫날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음~ 명상이라는 걸 하려니 몸이 뻐근하군.' 정도가 감상이랄까. 둘째 날은 '몸의 구석구석을 살피고~ 호흡은~' 하면서 이전의 기억과 몸의 기억을 되짚어나간다. '이런 느낌이었어!' 하는 순간도 생겼다. 오늘은 '언제 끝나지?' 하는 나를 발견한다. 삼일 만에 맞이한 위기다. 타이머 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엉덩이를 일으키고는 아차! 했다. '이게 아닌데.'
명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행태는 위험하다. 사실 이것은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그저 자리에 앉아 움직이지만 않으면 명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마음으로 무엇을 하는지는 개의치 않는 셈이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즉 기대의 기저에는 현재에 머무는 게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이 존재한다. 생각해보라. 마음이 미래의 시간과 공간에 서둘러 다다르려고 한다면 어떻게 지금 이 순간에 편안하게 머문다고 느낄 수 있겠는가?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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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명상을 접할 때의 내가 처한 상황이나 환경, 마음가짐 등은 지금의 것과 다르다. 솔직히 15년 전쯤의 나와 지금의 나를 같은 사람으로 보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는 의심도 들지만 이러한 차이는 잠시 미뤄두고 '명상'이라는 하나의 관점을 통해서 생각한 것들을 풀어본다. 혹시 명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도 조금 있다.
가장 쉽게 명상을 하는 방법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당연히 처음에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배워야 한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와 같은 책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고 명상 어플이나 선생님을 찾아 요가원이나 명상하는 공간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어딘가 도움을 받기 위해 찾아가는 경우 대부분은 일상의 중간 혹은 일은 마치고 퇴근한 이후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때 명상을 하면 생각이 진짜 매우 무척 많이 난다. 아침부터 혹은 일터에서 있었던 온갖 사건들이 다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고 스쳐 지나갔던 분노, 억울함, 황당함 등의 감정(특히 스치고 지나가지만 집중할 수 없었던 부정적 감정들)이 다 떠오른다. '그때 그렇게 받아쳤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떠오르면서 지나버리고 문제 되지 않은 상황까지 다시 끌어와 마음을 들쑤신다. 모두가 이 과정을 지나야 하지만 그전에 후회가 먼저 찾아온다. '명상을 하지 않았으면 잘 넘어갔을 텐데 괜히 지나간 시간까지 끄집어내서 나를 힘들게 하네. 이럴 줄 알았다면 안 하는 건데.' 이 시간을 지나는 것도 정말 쉽지가 않다. 명상을 하다가 도중에 포기하는 이유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이런 케이스다.
명상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시간은 밤 시간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나 공간에서 촛불을 켜 두고 잔잔한 음악과 하는 명상은 생각만으로도 편안해지고 좋다. 이 시간은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다르겠지만) 감정적으로 빠져들기 매우 쉽다. 쉽게 울컥하고 감정선이 예민한 사람들은 평소보다 진폭이 커진 감정의 출렁임을 느끼게 된다.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감당할 수 없는 분노로 소리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를 수도 있다. 하루를 돌아보면서 후회가 되기도, 좌절하기도 쉬운 시간이다. '나는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편이야' 하는 사람들은 명상에 아주 익숙해지기 전에는 밤 시간을 피하는 것을 권한다. 그 과정을 지나기가 너무 힘들다. 그냥 있어도 휘몰아치는 감정이 주체가 안될 텐데 굳이 집중해서 두들겨 맞기를 권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명상을 오래 하면 그러한 과정도 지나가고 담담하고 고요하게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지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맨 몸으로 폭풍을 때려 맞는 일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누워서 하는 명상은 잠들기 쉽다. 많은 분들이 명상을 하다 잠드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잠드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다. 나는 편안한 수면을 위한 방법으로 명상을 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는 쪽이나 선택은 언제나 개인의 몫인 듯하다. 특히 몸에 집중하면서 하나씩 긴장을 풀어가는 방법을 이용하면 릴랙스 된 상태로 편안하게 수면에 들 수 있으니 활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상은 일전에 명상을 배우면서 해보고 느꼈던 것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고 아주 주관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시라고 하고 싶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 말이다.
3일간의 아침 명상을 해보니 낮이나 밤 시간에 비해 '번뇌'라고 부를 만큼 번잡한 생각들의 괴롭힘에서 조금 더 자유로웠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수면 위가 혼란스럽게 흔들리는 날이 오겠지만 일단은 잠에서 덜 깨서인지 멍한 상태가 한몫을 한다. 생각들도 일어났다 스스로 사라지기가 자연스럽다. '이런 생각이 지나갔구나' 관찰자 시점에서 알아채기도 비교적 힘을 적게 들이고 가능하다.
몸에 집중하는 것도 쉽다. 하나하나 긴장을 풀면서 하는 집중법도 있지만 하나하나 깨우면서 하는 집중법도 아침 시간에는 꽤나 잘 맞는 듯하다. 멀리 도망가 있는 정신을 몸에 붙들어 두기도 아침 시간이 조금 더 잘 된다. 요가 동작할 때마다 집 나간 마음이 몸에 착착 붙는다.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멍하긴 해도 바로 잠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세상 소음이 가장 적은 시간이다. 주택가 골목이긴 하나 비교적 외부 소음이 작은 집이다. 덕분에 아이들 소리만 없으면 세상 조용할 곳이기도 하다. 낮 시간에 어쩔 수 없이 들리는 자동차 소음, 번잡한 도시 소리, 다른 집에서 나는 생활 소음 등으로부터도 자유롭다. 명상에 도움이 되는 음악이나 산속의 소리, 물 흐르는 소리 등을 켜 두면 집중도 잘 되고 연상법(물을 연상하거나 산속을 연상하거나 하는)을 할 때 몰입도 잘 된다.
혹시 아침 시간에 명상을 쉽게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처음에는 그냥 알아차리기만 해 보셔도 좋을 것 같다. 기상 알람에 눈을 뜨고 몸을 깨우는 과정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발가락 끝부터 꼼지락, 의식을 무릎, 다리, 골반, 배꼽... 이런 식으로 한 호흡에 한 부분. 집중하고 깨우기를 반복하면서 인지하는 것이다. 이게 무슨 명상이냐고 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명상의 첫 번째 스텝은 알아차리기라는 것을 잊지 마시라. 내 몸과 내 호흡이 어떤지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처음에는 굉장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알아채는 과정에 감사를 더하면 금상첨화다. 어려울 것이 없다.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구구절절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거냐고 묻는다면 '그냥 한 번 해 보세요.'라는 말이 하고 싶었어요라 대답하겠다. 너무 생뚱맞을까? 사실 너무도 오래 명상을 놓고 있었고 필요성을 느꼈지만 실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좋았던 점과 스쳐간 잔상들을 쓰다 보면 내일도 또 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사심이 들어있기도 하다. 이왕이면 내 사심도 채우고 누군가에게는 경험을 나누자 싶었다. 마무리가 힘든 초보 작가는 오늘도 이렇게 어영부영 끝을 낸다.
아침에 하는 명상 좋아요~ 쉬워요~ 해보세요~~ 내일도 기적으로 아침을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