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벽에 나방 한 마리가 붙었다.
휴지로 잡았다.
"오빠, 저기도 또 있어."
"파리채 없어?"
"에미마, 이거 잡으면 벽이 지저분해져.
휴지로 바로 닦아주지 않으면 굳어서 안 지워져."
"오빠도 그런 거 알아?"
"알지."
내가 살면서 집에서 나비를 본 적은 없다.
들판이나 꽃밭에서 나비를 본 적은 있어도,
집에서 본 적은 없다.
나방은 어디에도 있다.
집에도 있고, 들판이나 꽃밭에도 있고,
부모님이 귀농하셔서 왕대추 농사를 하시는
논산 시골집 비닐하우스에도 있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만 있고,
세상에 추한 것은
어디에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