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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8. 2021

나방과 나비

우리집 벽에 나방 한 마리가 붙었다.

휴지로 잡았다.


"오빠, 저기도 또 있어."

"파리채 없어?"


"에미마, 이거 잡으면 벽이 지저분해져.

 휴지로 바로 닦아주지 않으면 굳어서 안 지워져."

"오빠도 그런 거 알아?"

"알지."


내가 살면서 집에서 나비를 본 적은 없다.

들판이나 꽃밭에서 나비를 본 적은 있어도,

집에서 본 적은 없다.


나방은 어디에도 있다.

집에도 있고, 들판이나 꽃밭에도 있고,

부모님이 귀농하셔서 왕대추 농사를 하시는

논산 시골집 비닐하우스에도 있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은

어디에만 있고,

세상에 추한 것은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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