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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9. 2021

클레멘타인 또 다른 번안곡

넓고 넓은 화장실에

퇴근 후 아들 요한이랑 놀아주었다. 요한이를 안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야기는 원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즉석에서 아무 이야기나 만들어 들렸다 주었다. 어차피 요한이는 무슨 내용인지 모를 테니 아빠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아무 이야기 대잔치를 했다. 책을 보지 않고 아기에게 들려줄만한 기억나는 이야기가 없었다. 정말 아무 이야기인데도 유튜브의 좋은 목소리로 들려주는 좋은 동화보다 아빠 목소리가 좋은가보다.


기억나는 동요 몇 곡을 들려주었다.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 나리 나리 개나리. 학교 종이 땡땡땡. 잘 자라 우리 아가. 엄마가 섬그늘에.


아는 노래를 메들리로 불러준 후, 없는 노래를 억지로 만들어 불러주었다. 어차피 요한이는

아빠가 노래를 불러주니 좋은 것이지, 가사가 뭔지는 알리가 없기 때문이다. 노래 불러주다 노래가 끊기면 요한이가 울기 때문에, 없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던, 아는 멜로디에 엉뚱한 가사를 입혀야 한다.


클레멘타인 노래 멜로디가 생각이 났는데

가사가 생각이 안 났다. 원래 이런 가사다.



원곡의 가사 내용은 이렇다. 아빠가 광부인데, 딸 클레멘타인이 아빠 없는 사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미국 민요이다.


우리나라에는 원곡 그대로가 아니라 다른 느낌으로 번안되었다.



미국 민요를 '엄마가 섬그늘에' 섬집아기의 내용을 가져와 잡탕 번안을 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같은 멜로디를 애들이 부르는 다른 '번안' 가사가 있다. 나도 이 가사가 생각이 나서 이 버전을 불러주었다.



요한이도 가사 내용을 알리가 없고, 한국말을 잘하는 네팔아내 에미마도 이런 가사의 의미는 모르고, 아빠가 아들에게 좋은 노래를 불러주나 하고 좋아한다.


미국 민요를 짓궂게 개사해 요한이에게 불러주면서, 속으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엄마가 안아주는 것보다, 아빠가 놀아주는 게 불편할 텐데, 요한이는 아빠가 놀아주는 게 재미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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