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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ul 23. 2022

병원 다녀오는 길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랑 소아과에 갔다. 토요일 아침에는 늘어지게 자야 하는데, 요한이 병원에 갔다 내 병원에 가야 기 때문에, 아내에 이끌려 억지로 일어났다.

일찍 갔지만, 먼저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오래 기다렸다. 요즘은 앱으로도 병원 대기를 걸어놓을 수 있나 보다. 모든 병원이 그 앱을 사용하는 것은 아닐테고, 사용하는 병원만 사용하겠지만 말이다.


아들 요한이가 기침을 하다가 기침은 괜찮아졌는데, 콧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서 콧물 빼는 도구를 사용하여 요한이 콧물을 시원하게 쭉 빼 주셨다. 돌아오는 길 집에서 콧물 뺄 수 있는 도구를 약국에서 샀다. 아내 에미마도 틱톡에서 비슷한 것 보고 저거 어디서 사나 했다는데, 약국에 있었다.

요한이는 거의 좋아졌고, 오늘 탄 약 먹고 괜찮아지면 더 병원에 올 필요가 없단다.


요한이랑 에미마는 집으로 가고, 나는 내 병원에 갔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봉담에 있다.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으로는 거리 상으로는 화서역과 수원역 사이 우리 집에서 가깝지 않지만, 집 앞에서 버스를 타면 갈아타지 않고 병원 바로 앞에서 한 번에 내린다.

조울증 재발 방지를 위해 두 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간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환자마다 다르지만, 조울증은 약을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다. 약 먹으면서 기분조절 잘하면 괜찮다. 약 끊고 괜찮은 완치라는 개념은 없지만, 약 먹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괜찮은 조절이 가능한 질병이다. 나는 약을 꾸준히 먹고, 아내랑 아들과 사랑하며 살며 조울증을 극복했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 격주로 병원에 간다.



병원에 가려고 아들 병원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기사 분이 중년 여성인데 매우 친절하다. 타는 손님마다 목례를 한다. 친절한 기사구나 이모님 열심히 사시네 싶었다.

어느 정류장에서 손님이 타는데, 친절했던 기사가 괴성 같은 고성을 지른다.

"맨 뒤로 타요. 맨 뒤로. 맨 뒤로 줄 서서 타란 말이야."

그 이후에도 친절했던 기사는 몇 번 불 같이 소리를 질렀다.

사람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판단할 일이다. 뭐 평범한 보통사람도 괴물이 될 때가 있고, 나도 그럴 때가 있지만 말이다.


"다함 씨, 정말 결혼 잘하셨고, 에미마 씨 잘 만나셨어요. 결혼 후 놀랍게 좋아지셨고, 안정되셨어요. 이제 약 이 정도로 계속 유지하면 되지 싶어요."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이다. 선생님께서 어느 입원 병원의 과장님 페이닥터로 계실 때, 내가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을 중 하나였을 때, 담당의사로 만난 여선생님이시다. 내가 좋지 않았을 때를 보셨고, 아내를 만나고 요한이의 아빠가 되고 좋아진 모습을 보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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