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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Aug 20. 2022

안 하는 것을 하면 꼭 화를 입는다


안 하던 일을 하면 삐끗한다. 평소라면 안 나갈 모임에 나가, 평소라면 안 할 운동을 하다, 무릎 살짝 밑에를 삐끗했다.


어제 낮 문자가 왔다. 선교회 워원장 모임이 토요일 점심때 있는데 나오라고.

나는 두 개의 교회에 다닌다. 하나는 아버지께서 개척하셔서 고모부께서 담임하고 계시는 작은 교회이고, 다른 하나는 네팔인 아내를 위해 다니는 네팔어 예배를 하는 큰 교회이다.

큰 교회의 한국 성도가 맡는 네팔 선교회 위원장을 내가 맡았다. 네팔인의 배우자인 한국인이라고 추천받아서 쓴 감투다. 하고자 하면 해야 할 일은 있을 텐데, 사실상 하고 있는 일은 딱히 없다.


사실 위원장 모임에 안 나가려 했다. 퇴근 무렵 동생 아내인 제수씨에게 형제 단톡방으로 카톡이 왔다.

"형님. 일요일 영어 스피킹 시험이 있어서 형님이랑 내일 영어 스피킹 연습하면 안 될까요?"

사실, 원래 계획대로 수원에 잠시 계셨던 어머니랑 점심식사를 했었더라면 안 갔을 것이다. 제수씨가 오지 않았으면 에미마랑 요한이 두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전도사님, 내일 모임 있다고 문자 왔는데 저는 안 가도 되지요?"

갈 마음이 1도 없었다면 전화를 안 했을 것이다.

"오세요. 저도 가요."

네팔인 전도사님인 산제이는 교회 사역자와 직원으로 참여한다. 전도사님이야 내가 참석하는 게 좋다. 우리 부부와 전도사님 부부와 같은 또래라 대화도 통하고 말이다.


광교산 항아리집이 모임 장소다. 등산하러 대중교통으로 거기 간 적은 없고, 항아리집이 맛있는 고깃집으로 유명해 고기 먹으러 부모님 차를 타고 간 적은 있다. 고기가 맛있는 고깃집에서 우리는 보리밥을 먹었다. 단체 모임이기도 하지만, 각출하는 식사도 아니고, 한정된 예산을 지원받는 식사여서 메뉴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점심 먹고, 몽골 현지인 선교사님 하시는 말씀을 듣고, 족구를 하고, 디저트 빵과 함께 커피를 마셨다.

안 하던 족구를 하다 왼다리 무릎 살짝 아래 부상을 당했다. 걸을 수는 있으니 뼈가 부러진 것은 아닌데, 상당히 아프고 걷는데 불편하다. 차를 사서 오랜 장롱면허를 끝내고 운전하기 위해 도로연수를 내일 오후부터 받는데, 걱정이 앞선다.

15점 두 세트 1 대 1 동점으로 비긴 상태에서 경기를 끝냈는데. 이미 내 무릎에 무리가 왔다.



차라리 동생 부부랑 동탄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을 했어야 했다. 조카랑 용인 삼성화재 교통박물관에 가고.


안 하던 것은 안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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