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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12. 2022

아들 최요한 증조 할아버지 만나고

사촌 3개월 형 만나고


할아버지는 올해 96세시다. 당진 요양원에 계신다. 일요일 오후 부모님과 아내 에미마랑 아들 요한이랑 함께 할아버지 면회를 다녀왔다. 코로나 이후 할아버지께서는 외출도 못하시고, 면회도 쉽지 않게 되었다.


요한이는 할아버지의 증손자다. 할아버지의 장남의 장남의 장남이다. 지난번 고모들 면회 갈 때 에미마랑 요한이도 따라갔는데, 할아버지께서는 "우리 요한이 잘 생겼네. 잘 생겼어."하고 좋아하셨다.


논산에서 당진까지 1시간 반 차로 달려, 미리 준비해 간 키트로 요양원 입구에서 코로나 검사를 15분 하고, 할아버지 면회를 15분 했다.


요양원 원장님께서 할아버지께서 최근 총기가 많이 떨어지셨다고 어머니께 조용히 속삭이셨다. 96세시니 장수하셨다. 많은 사람들의 꿈이 장수나, 대개는 무병장수가 아닌 유병장수고, 주변 사람들 하나 둘 떠나고 홀로 남아 그날을 기다리는 것도 외롭지 싶다. 요한이를 데리고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데, 코로나 시국이라 면회도 쉽지 않고, 회사 다니는 나도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할아버지와 요양원에 논산 시골집에서 부모님이 키우시는 왕대추 몇 박스를 가져다 드렸다. 할아버지께는 다른 무엇보다 증손자 요한이 보시는 게 가장 큰 선물이다.



할아버지 면회를 마치고, 당진 사시는 작은 아버지 가족과 인근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 집도 아들 딸 사위 손자가 연휴를 맞아 내려와 있었다.


그 집 아기는 우리 집 아기 요한이보다 세네 달 일찍 태어났다. 그래 봐야 같은 해에 태어났기 때문에 친구다. 그쪽 집에서야 세 달 위라고 형이라 하겠지만 말이다.


아기들 나란히 앉히면 재미있게 놀까 싶어 붙여 놓았다. 어른들 보기에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갔다. 아직은 아기들끼리 같이 놀 발달단계가 아닌가 보다. 바로 아기들끼리 동선이 부딪히지 않도록 떼어 놓았다.


요한이 할아버지인 우리 아버지는 요한이가 어디 가서 지지 않을 것 같다고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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