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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5. 2022

병원 갔다 지갑 잃어버렸다 도로 찾다


두 주에 한 번 병원에 가는 토요일이다. 정신과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 상담을 하고 약을 타 온다. 조울증은 완치의 개념은 없으나 약을 꾸준히 먹으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다. 주치의 상담도 적절한 약을 처방받기 위해서이다.


"다함 씨, 약 불편하신 것은 없으시죠? 특별한 기분변화 없으시고요?"

"네. 차를 사서, 아내랑 아들이랑, 논산 시골집에 다녀오고, 남이섬에도 다녀왔어요."

"제가 다함 씨 본 지가 8년 정도 되나요? 에미마 씨 만나고 아빠가 되고 좋아 보여요."

"이제는 조울증 증상은 괜찮은데요. 거의 20년 가까이 조울증이었다 보니까 조울증 말고도 생각과 생활이 무너진 것 같아요. 조울증 증상 말고도,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고, 바람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 좋은 엄마가 되고, 바람직하게 사는 것이 어려운 걸요. 그렇지만, 제가 본 어떤 분보다 다함 씨는 좋은 분이시고, 좋은 아빠이실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좋은 작가가 되실 거예요."


평소에는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간다. 다소 돌아가서 시간이 배로 걸리기는 하나, 집 앞에서 병원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 갈아타지 않고 다이렉트로 간다. 오늘은 아내 스마트폰을 바꾸어 주고, 동탄 롯데백화점에 가려고, 버스 대신 자차를 운전해서 갔다.


병원으로부터 돌아와 우리 집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할 때 지갑을 분실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동선을 보았을 때, 병원을 나와서, 같은 층 화장실에 나왔다가, 지하주차장에서 차에 오른, 그 사이에서 지갑이 빠진 것 외에는 다른 가능성이 없었다. 병원도 아닌 것이 지갑에서 카드를 빼서 결제하고 지갑에 넣고 바로 나왔기 때문이다.


집에 올라가서 아내에게 말하고, 병원에 다시 갔다. 병원에는 예상대로 없었다. 관리사무소에는 그때 아무도 없었다. 관리사무소에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했더니, 자기는 비번이라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하라고 하고, 담당자는 들어온 지갑이 없다고 했다.


카드 분실신고를 해야 하는데, 카드번호는 어쩌고, 회사 법인카드는 어쩌나 고민하며, 늦게 점심을 먹고 있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지갑이 하나 들어왔다고 찾으러 오라고 했다.


건물 경비원 말로는 내가 내 차 위에다 지갑을 올려놓고 잊어버리고 운전을 했단다. 나는 그런 적이 없는데 말이다. 어찌 되었든 병원과 지갑 일로 오는 봉담 병원에 3번을 다녀왔고, 지갑을 찾았다.


아내 스마트폰을 바꾸러 가는 시간은 늦어졌고, 동탄 롯데백화점 대신 수원역 롯데백화점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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