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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27. 2022

나는 글을 잘 쓴다 세계적인 작가가 될 것이다

내가 나의 재능을 발굴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발견하지 못한다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했고 보기 좋게 떨어졌다. 이유로 두 가지를 생각한다. 하나, 8000여 작품 중 10 + 40이 당선되는 공모전이니, 그야말로 애초에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어려운 게임이다. 응모 자격이 있는 모두에게가 아닌 브런치 작가에게만 부여되는 공모전이니 더더욱 그렇다. 둘, 응모한 내 브런치북이 트렌디하지 않았다. 트렌드는 돌고 돌고, 트렌드는 실체가 없고 고정되지 않은 신기루와도 같지만, 공모전을 주최하고 주관하는 플랫폼과 출판사 입장에서는 수상자 선정에 있어서 현시점에서의 대한민국 사회와 도서시장의 트렌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공모전에 떨어지고 응모작을 베이스로 브런치 매거진에 다시 글을 쓰고 있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수선화가 된 그리스 신화 속 목동 나르시스처럼, 글을 다시 쓰면서 나의 글에 반한다.


나는 늘 그렇게 말하고 생각해 왔다. 보통의 대중의 평균보다는 책을 많이 읽지만 작가와 마니아의 평균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통의 대중의 평균보다는 글을 잘 쓰지만 작가와 마니아의 평균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되어 글로벌 도서시장에서 팔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에세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 내가 꿈꾸는 세계적인 작가란 노벨문학상이나 문학상 수상이 아니라,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나도 돈 명예 인기를 좋아하지만, 그보다 집 도서관 카페에서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의 곁에서, 책 읽고 글 쓰고 유튜브 하며 강연 다니는 작가로 살고 싶을 뿐이다. 다른 걱정 없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사는 길이, 세계적인 작가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을 뿐이다.


공모전에 떨어지고 응모작을 베이스로 다시 매거진에 글을 쓰면서 나는 내가 비범한 브런치 작가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글을 잘 쓴다. 나 최다함이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하나의 장르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던 소년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소녀를 사랑했지만 소녀는 소년을 사랑하지 않았고, 사랑과 군대의 스트레스로 조울증에 걸려 20년을 방황하다, 사랑의 끝에서 아내를 만나 아빠가 되고, 소녀에게 쓰던 보내지 못한 편지로 시작된 글쓰기가 작가의 꿈이 되었고, 그 소년이 지금 브런치 작가 최다함이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하여 작가로서의 자질이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나의 작가적 재능은 그런 이야기를 재미있고 감동적인 서사로 글로 풀어내는 능력이 개발된 것이다.


오늘의 시대는 더 이상 IQ 지능지수, EQ 감성지수의 시대가 아니라, 메타인지 자기성찰지수의 시대다. 메타인지란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능력이다. 나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고 나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능력이다.


트렌드는 돌고 돌고, 고정되지 않고 실체가 없는 바람 앞에 갈대와도 같다. 나는 트렌드에 끌려 다니는 작가가 아니라, 트렌드를 끌고 다니는 작가가 될 것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내가 제 아무리 어느 특정분야에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을 발굴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나를 발견하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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