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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Nov 07. 2020

귀여운 아내

아내 에미마는 내 폰으로 내 이름으로 본인의 틱톡에 댓글을 단다.

내 이름으로 본인의 틱톡에 댓글을 남기고, 그 댓글의 댓글을 다는 귀여운 나의 아내 에미마

아내는 종종 내 스마트폰을 가지고 간다. 내 폰을 검열하기 위해서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아내의 폰을 갤럭시 노트 20로 바꾸어 주기 전에는, 아내의 옛 폰이 느려서 할 수 없는 것을 할 때 가끔 내 폰을 가져갔다.


좋은 폰으로 바꾸어 주었는데도 가끔 내 폰을 가져 간다. 충분히 좋은 폰이고, 내 폰보다 더 좋은 폰이기 때문에, 다른 이유로 내 폰을 가져가는 것은 아니다.


내 폰을 가져가서, 내 틱톡 계정으로 자신의 틱톡에 다가 하트 등의 러브 러브 이모티콘의 댓글을 달고, 본인 폰으로 돌아가서 그 댓글의 댓글을 단다.


아내가 그런 일을 하기 전에, 내가 아내의 SNS에 가서 댓글도 달아주고 그러면 되는데, 내가 신경을 써 주지 못하고 아내의 바람대로 댓글을 달아주지 않으니, 아내는 내 폰을 가져가서 내 이름으로 자신이 댓글을 달고, 거기에 또 본인 이름으로 댓글을 단다.


다른 사람에게는 모르겠지만, 아내는 나에게만은 가끔 코미디언이다. 나에게만 보여주는 개그 표정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기분 좋을 때 오직 나에게만 보여주는 웃기는 표정이 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는 화가 안 나는데, 나한테만 화가 날 때도 있다. 우리는 보통의 부부의 평균으로 볼 때 거의 안 싸우는 축에 드는 잉꼬부부인데, 아내가 나에게 화가 날 때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내가 아내를 화나게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아내의 남편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니면 누구에게 투정을 부리겠는가? 착한 여자에게 오직 화낼 수 있는 대상은 남편 하나 뿐이다.


아내가 저렇게 귀엽게 내 폰을 가져가서 내 이름으로 댓글을 달기 전에 내가 먼저 가서 애정 표현을 해야 하는데, 가끔은 그렇게 하는데 아내의 SNS 주로 틱톡에 가서 댓글을 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아내 에미마의 SNS에 남편으로 자주 가서 애정표현의 댓글을 남겨 주어야 하는데,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나아길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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