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었느냐. 1306호
정확히 18일 만에 내 집으로 왔다. 이 좁은 오피스텔을 언젠가 탈피하겠노라고 씩씩 거렸던 때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려도 온갖 살림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작은 공간이라도 지금 내게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불편이라고? 이 말은 지금 나에게 분명 사치다. 내 물건들이 가득 찬 이 익숙한 공간 속에 진공상태에 있는 것처럼 앉아 있다. 들숨과 날숨을 번갈아 쉬면서 내 집 냄새를 맡는다. 잘 있었느냐. 1306호.
원치 않은 감각들로부터 완벽히 분리된 상태. ‘나 홀로 집에’가 이렇게 행복할 일인가.
앞으로 딱 3일만 충만의 시간을 갖고 다시 전쟁터로 돌아갈 예정이다.
지난 금요일부터 부모님 집 인테리어 공사가 다시 시작됐다. 타일 보수 공사는 금요일 그리고 주말 이틀 포함해서 3일 안에 완료하기로 했었는데, 하루 더 작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도배와 마루 시공해주실 분을 찾느라 애를 먹었는데 다행히 수배가 됐다. 어제 현장 미팅을 하고 견적 협의까지 끝냈다. 이번 주 안으로 도배 공사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도배가 끝나는 다음날부터 주방 가구, 조명, 에어컨 설치 공사가 진행된다. 그 후 마지막으로 이틀에 걸쳐 마루 바닥 공사를 끝내고 나면 입주 청소를 할 것이다. 그 후에 욕실 가구와 거실, 방 가구, 가전제품이 들어온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8월 초부터는 부모님도 새집에서 지내실 수 있을 것이다. 제발 그렇게만 되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