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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다희 Nov 13. 2022

느릿하게 보내는

창문 너머 구름 이불이라도 덮은 듯 도시 전체가 회색빛입니다. 지난 저녁 세차게 오던 비는 그쳤지만, 먹구름은 가시지 않았네요. 어제는 토요일 주말을 산뜻하게 출발한다고 제자리 발을 구르듯 소심하게 설레발을 쳤는데, 오늘은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차분하게 집에서 보낼 계획입니다. 


무채색으로 물든 도시 풍경 사이로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이들은 차도와 도로의 경계를 구분해 주고, 도시의 삭막함을 덜어줍니다. 노랗게 물든 단풍잎 때문에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가 아직 남아있지만, 어제보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니, 쓸쓸해집니다. 가을이 하루 만에 성큼 겨울로 다가간 것 같네요.


일단 보일러를 외출 모드에서 난방 모드로 돌려두고, 뜨끈한 커피 한잔을 더 내려 마셔야겠습니다. 

어제 하다만 빨래도 마저 하고요. 

오후에는 책도 좀 읽고, 일도 좀 하면서 또 느릿하게 일요일을 보내야겠습니다. 


일요일 정오네요.

오늘도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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