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진심
운동이 보이는 몸, 운동이 보이지 않는 몸
길을 걷다 운동을 하지 않은 몸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특히 비만으로 힘겨워 보일 때면 조심스럽게 운동을 권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누가 봐도 '운동 좀 했구나' 싶은 몸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멋져 보인다.
나는 마흔이 넘도록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만 있을 뿐, 그야말로 '소파 일체형 인간'이었다. 당시 나는 만성 소화불량에 담이 자주 결려 몇 년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를 볼 때마다 "피곤해 보인다", "어디 아프냐"는 말을 건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진심 어린 충고를 했다. "운동해야 해, 꼭 운동해."
마침 그때 집 앞에 스포츠센터가 생겼다. 처음엔 필라테스와 발레를 시작했다.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게 힘들었지만, 마치 혈관을 청소한듯 개운하기도 했다. 체력이 좋아지는 게 느껴지자 신이 났다. 필라테스를 6개월쯤 했을 무렵, 수영을 시작했다. 초급때는 숨이차고 수영장 물을 먹는 것이 싫었지만 중상급이 되니 물속에서 노는 것 같아 즐거웠다. 물이 나를 감싸 안아 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뜻밖에도 운동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수영을 못 가는 공휴일이 싫을 정도였다. 휴일이라 스포츠센터가 문을 닫으면 계단을 오르거나 동네 한 바퀴라도 걸었다. 코로나 시기에는 매일 만보를 채우려 걸었다.
만약 40대에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내 50대는 어땠을까. 이제 조금씩 노화가 찾아와 여기저기 예전 같지는 않지만, 다행히 갱년기 증상으로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지 않는다. 몸을 열심히 움직인 덕분이다. 올해 목표는 '11자 복근'을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