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럼 이제 글을 써볼까? 알코올에 적당히 취해 창의적이면서, 감성적인 글을 쓰는 나만의 팁을 소개한다.
주종은 자신에게 딱 맞는 걸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가장 높은 창의력이 발휘되는 알코올 농도는 0.2%(운전 시 면허가 취소되는 수준)가 아닌 0.075%(500cc 맥주를 두 잔 마신 수준, 전편 참고)라는 것.한두 시간 정도는 글을 써야 하니, 그동안 홀짝홀짝 마시더라도 너무 취하지 않을 정도의 도수가 좋다. 주량이 세다면 와인, 양주 등 원하는 주종을 선택해 마실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도수가 낮은 맥주와 함께할 것!
글을 시작하거나 끝낼 때보단, 중간에 살을 붙일 때 좋은
무슨 말인고 하니, 글을 처음부터 쓰거나 마지막에 다듬을 때가 아니라 어느 정도 쓰다 막힌 걸 이어갈 때가 가장 좋다는 거다. 글감부터 떠올릴 때부터 마시면 완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도수가 낮은 맥주라도글 쓰기 좋은 정도를 넘어 취할 수 있다.퇴고를 할 땐 맞춤법 검사 등 감성보다 이성이 필요한 순간이 많다. 그러니시작과 마무리는 깨어있을 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여행기보단 소설이나 시
알코올은 창의력을 높이지만, 기억력엔 오히려 좋지 않다. 이론 편에서 인용한 기사를 다시 보자.
연구를 이끈 제니퍼 와일리(Jennifer Wiley) 교수는 알코올이 뇌의 작업기억 용량을 줄임으로써 문제를 푸는 창의성을 높인다고 밝혔다. 작업기억 용량이란 특정한 것에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용량이 줄어든 부분에 다른 생각거리들이 들어와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진 셈이다.
알코올은 다른 생각거리들이 들어올 수 있게 뇌의 작업기억 용량을 줄이고, 그 결과 창의성이 높아지지만 기억력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과거에 갔던 장소의 분위기와 그때 먹었던 음식의 맛 등을 기억해내야 하는 여행기의 경우, 맥주를 마시며 쓰기에 좋은 글은 아니라는 것. 대신 가상의 인물과 이야기를 꾸며내야 하는 소설이나, 감성이 충만해야 하는 시를 쓰는 것이 좋지 아니하겠는가!
맥주는 큰 캔 하나면 오케이!
다른 주류에 비해 도수가 낮아 글쓰기에 함께 하기 좋은 맥주. 대신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같은 알코올을 취하기 위해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주량이 세다 해도, 맥주를 마실 땐 양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많이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될뿐더러, 배가 불러 그저 '배가 부르다'는 생각만으로 머리가 가득 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500ml로 두 캔 이상을 마시는 것은 주의할 것!
이처럼 글맥에도 주량과 글의 종류, 진도 등 고려해야 할 다양한 변수들이 있다. 이를 참고해 각자에게 맞는 글맥 스타일을 찾아보길. 알코올 향을 타고 훨훨 날아오르는 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는 정말 글을 쓴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죠? 각고의 노력으로 글을 다 썼다고 해도, 퇴고를 거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글이 될 수 있습니다. 퇴고를 거쳐 글쓰기를 '완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효과적인 퇴고를 하는 실전 팁이 궁금하시다면, 다음 주 월요일 아침 8시 일과삶님의 <효과적인 퇴고팁 세 가지>를 읽어보세요. 6명의 작가들이 풀어놓는 글쓰기 이야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바로 <<매일 쓰다 보니 작가>> 매거진에서 구독을 누르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