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예능을 보다 보면 오래전에 들었던 원곡을 리메이크해서 불러주는 경우가 많다. 음악은 가사(글)와 멜로디로 구성된 예술을 말에 음을 넣어 표현함으로써 전달력을 높이는 감정전달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노래에 담긴 뜻에 따라서 멜로디 라인의 분위기가 바뀌고 잘 어울리는 목소리가 나뉜다.
모든 것이 알음알음 잘 맞춰진 노래는 단순히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 이상을 담게 된다. 어느 순간 비슷한 목소리나 멜로디, 가사에 맞는 상황이 생겨난다면 갑자기 머릿속에서 튀어나와 입 밖으로 내뱉고 자연스레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예를 들면 길을 찾거나 목적지를 정할 때, 김연우 님의 '이별택시'의 한 구절인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를 흥얼거리듯이 말이다. 그렇게 떠오르는 노래는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부르던, 들었던 순간까지 떠올리게 한다.
2010년대, 대형 그룹들의 메가 히트곡이 쏟아지던 시절, 그때 들었던 많은 노래들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서 멜로디만 나와도 금방 신이 나 방방 뛴다. 최근 복귀한 빅뱅이 아직도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 것은 그 시절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들의 향수가 한몫했을 것이다.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 유행하기 시작한 코인노래방은 우리에게 노래에 대한 추억을 더욱 심어줬다.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꼭 부르던 발라드와 한 번씩 큰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놀던 댄스곡은 들을 때마다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꼭 행복했던 노래만 있는가. 의미가 깊은 노래도 존재한다. 전 여자친구가 좋아해서 불러달라고 해던 노래라던가 괜히 혼자 듣고 감성에 잠겼던 노래라던가, 영문도 모르게 위로를 받았던 노래 같은 거. 그 노래를 다시 들을 때면 그 시절에 나의 일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시작된 추억여행은 사진을 동반하기 시작하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
어느 순간부터 신곡보다 옛날 노래를 많이 찾아 듣기 시작했다. 최근에 나온 노래들에 담긴 감성이 너무 뻔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옛날 노래는 아무리 들어도 곡 하나하나의 개성적인 감성이 매력적이다. 특히, 향수와 그리움이 더해지자 오랜 숙성을 거친 와인이 되어버렸다.
노래는 많은 것을 내재한다. 꼭 가사나 곡을 부른 가수의 매력이 아니라 그 노래에 담긴 자신만의 추억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글과 영화처럼 세월이 흘러 다시 들어보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단순히 즐기고 여유를 가질 때 듣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찾고 싶거나 자신을 심신을 위로받고 싶을 때 생각보다 멜로디가 주는 힘이 크다는 것. 데이터로 보존되어 있는 노래는 긴 세월이 흘러도 똑같은 소리로 나에게 다가와서 나를 착각에 빠지게 해 준다. 난 내가 어릴 때 어른들이 그냥 무조건 좋을 때라고 하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어릴 적에 있었던 추억들이 너무 좋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건 아마 자신의 어릴 때가 그리워서, 그 시절 본인의 미소가 떠올라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
그런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