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텝스 240점, 혼자 떠난 여행에서 만난 외국인과 한달살기]
내 방엔 혼자가 아니다. 때아닌 불청객이 난동을 피우는 바람에 며칠째 소란스럽다. 깜깜한 방안 목까지 가득 덮은 이불 위로 미세하지만 당당한 날갯짓이 눈에 띈다.
‘위위에에에엥’
미치겠다. 왜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지, 불을 켜봐도 어디로 갔는지 알 턱이 없다. 그저 몸에 붉게 부풀어 오른 자국만을 남길뿐이다. 특히나 오늘은 굶주렸는지 쉴 새 없이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듯했다. 먹잇감은 단 하나. 나뿐이다
그렇게 한밤중 사투를 벌이다 결국 포기한 채 이불을 얼굴까지 뒤집어쓴 채로 잠에 들었다. 한참이나 꿈속을 헤매다 깨어났는데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침대 위에서 몸을 뒤척였는데 왜인지 움직이지 않았다. 팔과 다리 모두
‘아, 가위눌린 건가?’ 하고 의식하는 순간, 갑자기 누군가 내 발목을 잡더니 침대 밑으로 날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100배속으로 영상을 튼 것처럼 침대 위에서 바닥까지 쉴 새 없이 떨어졌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 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런 뒤엔 침대 위에서 둔탁하지만 뾰족한 물건으로 나의 갈비뼈를 세게 짓누르기 시작했다. 꿈에선 칼에 베이고, 총에 맞아도 아픔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이젠 정말 뼈가 으스러질 만큼 고통이 몰려왔다. 그렇게 꿈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버렸다.
‘아 꿈이었구나’ 등줄기와 이마엔 땀이 흥건했다. 아침 9시, 커튼을 열어놓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계속 겪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아픈 것도 아닌데 괜히 몸이 좋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토스트를 먹고 커피를 마셔봐도, 밤새 겪었던 꿈자리는 잊히지가 않았다. 그 장면과 고통 모두.
네이버 지식인에 찾아보면, 잠을 잘 자지 못해서라고 한다. 아마도 밤새 유튜브를 보다 잠든 탓인지 매번 늦잠을 자게 되었고, 침대가 익숙하지 않은 탓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될 포인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머릿속에 어젯밤의 일들이 잔재처럼 남아있을 무렵, 다시 일상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밖에 나가 노는 것보단, 몸과 마음을 달래줘야 할 것만 같아 다시 부엌으로 향했다.
정말 신기한 건, 요리에 생각이 사로잡히다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영상을 찍고 노래를 틀고 흥얼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 기대한 것만큼이나 요리가 잘 되어서 그랬던 것 같다. 오늘의 요리는 일명 콜라 닭. 김빠진 콜라를 처리하려다 콜라에 닭을 졸이는 영상을 보았다. 역시 한번 본 요리는 놓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글지글 닭 껍질을 먹음직스럽게 태운 뒤, 콜라를 졸이니 마치 데리야키 소스를 발라놓은 듯 갈색 윤기가 흘렀다. 비주얼부터 이미 눈이 뒤집혀 포크와 나이프를 챙겼지만, 결국 사용하지 않았다. 감자탕의 등뼈를 두 손으로 쪼개듯, 소매를 걷어붙이곤(?) 왼손으론 닭 다리를 오른손으론 포크를 들곤 조화롭게 먹기 시작했다.
본인이 만든 음식은 원래 맛있는지 모르고 먹는다는데, 다 거짓말이다. 버터에 구운 양파와 새송이버섯을 크게 뜯은 닭고기와 함께 입으로 넣으면 풍미가 풀장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가위는 무슨, 어젯밤의 꿈자리는 닭 다리에 밀려 기억의 모퉁이 저 멀리로 희미하게 사라져갔다.
가득 찬 배와 한껏 치솟은 기분, 이젠 잔잔하고 평화롭게 만들어줄 차례였다. 마크가 풀장 안에 넣어둔 선배드에 몸을 뉘우면 머리 위로 하늘색과 초록색의 조화로움이 펼쳐진다. 그 사이론 새들의 지저귐과 이곳저곳 풀속에서 들려대는 벌레소리만이 가득 찰뿐이었다
자. 당신이 클럽에 갔다. 사실 음악부터 이미 맘에 안 들지만 그건 괜찮다고 생각하자.
당신 눈앞에 웬 벨기에 아저씨가 저런 춤을 추고 있다. 당신의 선택은?당신 눈앞에 웬 벨기에 아저씨가 저런 춤을 추고 있다. 당신의 선택은?
도망간다 vs 함께 따라춘다도망간다 vs 함께 따라춘다
저는 뚝배기를 깰 거 같아요... 저보고 따라추라고 했는데 .. 미안한데 제스퍼, 음악부터 이미 내 스타일이 아니야..저는 뚝배기를 깰 거 같아요... 저보고 따라추라고 했는데 .. 미안한데 제스퍼, 음악부터 이미 내 스타일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