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마치고 나서
초등학생 아이 두 명과 함께한 블라디보스톡 3박 4일간의 여행을 돌아보자면, 솔직히 도시 자체가 그다지 관광할 거리가 엄청 많은 곳은 아니다. 아직 여행 인프라가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한 채로, 한국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한국인 여행자 사이에 갑자기 뜬 도시이기에 생기는 불편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 제대로 된 숙소도 부족하고 여행자의 관심을 끌만한 시설이나 이벤트도 아직 적다. 물론 충분히 여행자 스스로 준비를 한다면 즐거운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그러기가 어려운 경우, 이를테면 여행 준비할 시간이 모자란채로 갑자기 떠나게 된다든지, 인생 첫 해외여행지를 이곳으로 삼는다면 말리고 싶다. 역시 너무 어린 아이들(아기~미취학 아동)과 함께라면 고달플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이미 해외의 여러 곳을 아이들과 여행해 보았고, 아직 가보지 않은 러시아라는 나라 자체가 궁금했기에, 그리고 워낙 이 도시까지의 비행시간이 짧고 가까웠고 한여름에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에 가고 싶다는 이유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물가 싼 러시아에서 유럽 문화권의 분위기와 문화를 만끽하고 흡족하게 돌아간다. 우리 부부 뿐 아니라, 아이들도 러시아의 발레 공연, 러시아식 사우나, 유럽과 중앙아시아식 음식을 같이 즐길 수 있었기에 더욱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러시아가 어떤 곳인지 느껴보고 싶다면, 그러나 모스크바나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의 장거리 비행이 부담스럽다면, 가벼우면서도 꽤 괜찮은 대안임에는 틀림없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