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신사의 품격'
우리가족은 유독 곱창을 좋아하는데 얼마 전 부산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찾은 곱창 맛집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남녀노소 나이를 불구하고 곱창집은 사람들로 꽉꽉 차 있었는데 그 중에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크게 떠드는 사람, 술이 많이 취해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아무래도 곱창은 술을 곁들여야 즐겼다 할 수 있는 음식이다보니)
그 많은 사람들 중 유독 눈에 띄는 테이블은 다름아닌 멀끔한 신사 차림의 할아버지 두 분이 나란히 앉아있는 테이블이었다.(나이는 어림잡아 80대로 보이셨다)
눈길을 끄는 이유는 첫째로 멜빵 바지에 베레모를 쓰는, 그 나이에 보기 드문 신사 패션의 품격에서 여태 살아온 인생이 묻어나왔음 때문이고 둘째는 세월 따라 먹먹해진 귀로 인해 마주보고 앉는 자리를 나란히 앉았음이기 때문이다.(귀가 잘 안 들리면 목청을 높이게 되는데 이로 인한 피해가 전혀 없었다)
특히 노년의 신사가 나란히 앉아 서로 귓속말로 대화하는 모습은 주변 테이블의 손님들은 물론 직원까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는데 아마 ‘아 나도 저렇게 늙어 가고싶다.‘ 라는 한 마음 한 뜻 아니었을까.
나이가 들고 귀가 먹먹해져도 멀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 나눌 친구가 있는 노인으로 늙어간다는 것. 그것은 분명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하며 몸도 마음도 배부르게 곱창 집을 나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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