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눈 오는 날
결국 몸살이 났다. 걷다가 걷다가 너무 추워서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저렴한 커피숍에서 잠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몸을 녹였다. 장염 증세도 있었는지 구토가 지속되어서 급하게 수액을 맞고 난 뒤 겨우 속을 가라앉히자 이상하게 커피가 마시고 싶었다. 늘 분신처럼 챙겼던 이어폰을 놔두고 오는 바람에 퇴근 길 가는 몸이 지루할까봐 그 곳에서 인생곡을 만났다.
가끔은 커피가 맛있어서 가지만 그곳의 분위기나 음악이 커피 시럽이 되어 맛난 하루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왕왕 그곳에 가서 몸을 녹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