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없이도 감칠맛 폭발! 초간단 김치찜 레시피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괜히 흐릿한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엔 유난히 따끈한 김치 찜 냄새가 생각난다. 요란한 조리도구나 고기 한 점 없어도, 그 국물 한 숟가락이면 마음까지 말간하게 정돈되는 느낌.
배우 차예련이 소개한 김치찜 레시피가 유독 입소문을 타는 이유도 아마 그런 순간들을 알기 때문 아닐까.
이 김치찜은 특별한 재료보다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 남은 김장김치든, 배달 음식에 딸려온 포장김치든, 너무 시지만 않다면 어떤 김치든 환영이다.
자르지 않고 반 포기 정도를 통째로 냄비에 넣고, 함께 담긴 김칫국물까지 아낌없이 부어주는 것이 첫 번째 포인트. 김치를 썰지 않고 익히면 잎사귀 사이로 국물이 스며들며, 특유의 깊고 자연스러운 맛이 살아난다.
두 번째 포인트는 바로 국물의 조합이다. 밥 짓기 전 모아 둔 쌀뜨물이 여기서 훌륭한 육수 역할을 한다. 쌀뜨물은 국물을 부드럽고 잡맛 없이 만들어주는데, 이게 은근히 감칠맛을 살리는 데 큰 몫을 한다.
들기름은 넉넉히, 최소한 세 큰술 이상 넣는 것이 좋다. 이 고소함이 김치찜의 풍미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까나리액젓이나 참치액, 간장 약간, 설탕과 올리고당을 더하면 짭짤하고 달큰한 맛의 균형이 맞춰진다.
국물이 김치를 충분히 잠기게 한 후, 센 불로 한소끔 끓이고 중불로 낮춰 30~40분 정도 졸여주면 된다. 중간중간 김치를 한두 번 뒤집어주는 것도 잊지 말자. 김치 속까지 양념이 고루 배어들어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는 식감이 완성된다.
한 번 끓여두면 다음 끼니까지도 걱정 없다. 남은 국물은 국수나 우동사리를 넣어 또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고, 대패삼겹살을 더해 다시 한 번 끓이면 고기의 깊은 맛이 더해져 또 다른 요리가 된다. 이처럼 단출한 재료로 만들어낸 김치찜 한 냄비가 밥상 위를 며칠 동안 책임지게 되는 셈이다.
따끈한 밥 위에 김치 한 점, 국물 한 숟가락만으로도 그날의 식사가 완성된다. 차예련의 가족도 다섯 끼 연속으로 먹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냉장고에 어정쩡하게 남은 김치가 있다면, 이번 주말엔 가볍게 이 김치찜을 시도해보자. 고기 없이도 깊은 맛이 살아나는 한 냄비가, 평범한 식탁을 따뜻하게 바꿔줄지도 모른다.
오늘은 반찬 걱정 없이, 그런 따뜻한 한 끼를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