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 하나로 완성되는 깊은 위로
따뜻한 밥 한 그릇, 그 위에 포근히 얹힌 노란 노른자 하나. 어쩌면 이보다 더 단출한 밥상이 또 있을까 싶지만, 그 안에는 의외로 깊고 단단한 위로가 담겨 있다.
시간이 없고 마음이 분주한 날일수록, 괜히 더 그리워지는 맛이 있다. 반찬 한 가지 없어도, 간장 한 스푼과 계란 하나만 있다면 그날의 피로쯤은 너끈히 녹여주는 그런 밥.
그 중심엔 ‘간장 노른자장’이라는 마법 같은 레시피가 있다.
처음 이 레시피를 알게 되었을 땐 고개가 갸웃해졌다. 정말 이게 다야? 그런데 한 번 해보면 알게 된다. 재료는 간단하지만 결과는 놀랍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신선한 계란을 고르는 것.
생산일자가 얼마 지나지 않은 계란을 조심스럽게 깨뜨려 노른자만 분리한다. 그 노른자를 작은 밀폐용기에 담고, 그 위로 양조간장을 부어준다.
간장이 노른자를 완전히 덮을 만큼이면 충분하다. 그러고는 냉장고로 보내 하루를 맡긴다.
하루라는 시간 동안, 노른자는 조금씩 변해간다. 삼투압이라는 과학이 조용히 작동하면서 노른자 속 수분은 빠져나가고, 대신 간장의 감칠맛이 천천히 스며든다.
그 결과, 노른자는 쫀득쫀득하고 단단한 식감으로 바뀌고,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안쪽까지 배어든다.
젓가락으로 집어도 흐트러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진 이 노른자 하나가, 흰쌀밥 위에 얹히는 순간 그 자체로 근사한 한 끼가 된다.
다만 불을 사용하지 않는 요리인 만큼, 신선함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이다.
깨끗하고 신선한 계란을 사용하고, 꼭 밀폐해 냉장 보관한 뒤 이틀 안에 먹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노른자의 콜레스테롤이 걱정된다면, 안심해도 좋다.
요즘 연구들에 따르면,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혈중 수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오히려 비타민 D, 콜린, 루테인 같은 이로운 성분들이 듬뿍 들어 있는 영양 덩어리라니, 조심스럽게 하루 한 알쯤은 삶에 충분한 활력이 된다.
누군가는 정성스러운 반찬을 만들어야만 제대로 된 밥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단순한 한 끼가 더 마음을 채우기도 한다.
오늘 저녁, 흰쌀밥 위에 노릇노릇 간장에 절인 노른자 하나 올려보는 건 어떨까.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한 번 해보자, 하루가 만든 맛의 마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