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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쁠 희 Dec 30. 2020

2020년 총결산 "올해의 00"

내가 뽑아본 올해의 00 - 규림님의 연말 정산 리스트를 보고

내가 좋아하는 마케터 중 한 분인 뀰(규림)님의 블로그의 연말 정산 리스트를 보면서 내가 생각한 "올해의 00"을 뽑아보려고 한다.

http://kyurim.net/222182623891


올해의

단어: 언텍트(Un-tact) 

2020년 가장 핫하게 떠오른 신조어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나아가기 위한 방향.


인물: BTS(방탄소년단) 

원래도 방탄소년단의 곡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정말 2020년은 그들의 해였다. 해외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뿌듯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달까


영화: Holiday

한국 제목은 로맨틱 홀리데이. 이번에 브런치에도 소개 글을 하나 올렸지만, 매년 이맘때 다시

보고 또 보는 작품 중 하나이다. 자세한 리뷰는 https://brunch.co.kr/@dailyhee/58


책: The Happiness Equation

나의 큰 영감이 되기도 했던 책. 은근히 술술 읽혀서 좋았다. 근데 아직 다 못 읽었다는 게 흠.. 내년에는 책을 더 많이 읽어야지


영감: 짠부 

이번 연도 하반기에 알게 된 짠순이 유튜버 김짠부님. 적게 쓰고, 많이 버는 삶을 그녀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스트레스 풀이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돈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뒤흔든 사람. 억만장자들이 해주는 말들보다 짠부님의 한마디가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기에

올해 나의 영감은 '김짠부'님 그 자체.

https://www.youtube.com/channel/UCiHCmazdsMM9j3Jbqx3p7Ig


음식: 한국식 핫도그

한국에서는 작년에 한창 돌풍이 불고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캐나다에는 들어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에 아직까지도 나에게는 신선한 음식... 튀김과 치즈를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다. 다만, 살이 많이 찌고, 꽤나 비싸기에 자주 먹지는 않는 중.


공간:

이번 사건(?) 전까지 나는 엄청난 밖순이었다. 집이라는 공간은 그저 일을 하거나, 자는 곳 둘 중의 하나였는데 나에게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와 가치가 훨씬 커졌다. 이것은 필히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과 방에 더 많이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컨텐츠: 집콕/집순이 브이로그, 국내여행 등등...

올해 들어서 이런 류의 영상들이 많이 늘어났다. 작년만 해도 해외여행과 명품 언박싱이 대유행이었다면, 지금은 소비를 해도 하고 나갈 곳이 없다. 그러면서 많이 분명해진 것도 있다. 당연히 명품이 좋아서 사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또 한편엔 그게 나도 모르게 과시를 하기 위한 소비와 선망이었다는 것. 그리고 해외여행에 목마른 사람들이 선택한 국내 여행 영상들을 보며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구나를 또 한 번 느꼈다.


표현: 뉴 노멀(New normal) 

언텐트와 마찬가지로 많이 들었던 단어이자 표현이다. Pre-covid 시대는 이제 오지 않으며 post-covid에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잃었다. 아직도 우리는 이 뉴 노멀에 적응해나가는 중이고, 또 이런 힘든 시기가 왔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할 것이다.


발견: 새로운 취미 

사람들은 판도가 뒤바뀐 이 세계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집에서 여러 가지를 찾기 시작했다. 나 또한 이 나이 먹도록 어디 가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취미 하나가 없다 싶어,  찾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베이킹이다. 집콕을 하다 보니 뭐를 해볼까 하다가 시작했는데 재미가 붙어서 뻑하면 밀가루, 버터를 사다가 빵을 만들어내고 있다. 덕분에 룸메와 함께 포동포동해지는 중.


행복: 1월에 간 뉴욕 여행

사태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친구의 졸업 여행을 따라 뉴욕에 갔었는데 일이 이렇게 되고 나니 그때가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몸이 안 좋아서 최악의 여행이 되는가 했는데 최고의 여행이 되었달까


분노: 선택적 지지

좀 민감한 이야기일 수 도 있지만, 내가 올해 들어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이 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분노하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겠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마인드에서 볼 때는 그러하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또 다른 인권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는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딱 어떤 집단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집단들이 서로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또 다른 minority의 인권을 짓밟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반대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행위를 하는, 똑같은 majority 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미: 베이킹

새로운 취미를 찾다가 알게 된 뜻밖의 재능(?)이었다. 은근히 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도 재밌고, 처음에는 나름의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실수가 거의 안 나와서 만족스러운 편. 스콘으로 시작해서 바게트 빵까지. 이제 거품기만 사면 모든 빵 종류를 섭렵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전: 쓰리잡/투잡

나름 우연이라면 우연이었다. 나름의 준비도 되어있었지만, 갑자기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일이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돈을 벌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어차피 내 본업은 있고,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그리고 그 마음이나 가치관이 잘 맞는 분을 만나 일을 돕게 되었는데 너무 많은 걸 배울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계속해서 좋은 인연을 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에 내년이 더 설레는 일이다. 통번역을 했던 이력을 살려서 한국에서도 작은 번역을 일을 맡아서 하게 되었는데 아주 꾸준하게는 하지 못하지만 시간 날 때마다 하면서 또 여러 가지를 배우고 있다. 정말 배움에는 끝이 없다.


물건: 음식 저울과 프렌치 프레스(Frenchpress)

베이킹 때문에 구매했던 음식 저울은 정말 쓰임이 여러모로 많아서 너무 잘 쓰고 있고, 사장님의 선물로 받았던 프렌치 프레스 덕분에 커피도 너무 잘 마시고 있다. 원래는 플라스틱 캡슐 커피를 마셨는데 그게 얼마나 몸에 안 좋은지를 알고 나서는 프렌치 프레스에 안 그래도 관심을 가지던 차였다. 그때 회사에서 선물을 주셔서 받아 써보게 되었는데 조금 귀찮더라도 위생이나 건강에는 훨씬 좋은 것 같다.


유행어: Hoxy...

유행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내 성격이랑 가장 잘 맞는 은어(?)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는 말을 그냥 영어로 쓴 건데, 나 같은 소심이에게 딱이라서 그런가 가장 자주 쓰는 것 같다.


실패: 자격증 & 가족 방문

이번 연도에는 회사에서 공부하라고 했던 자격증을 마무리하는 것이 나름 목표였는데 결국 마무리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겹쳐서 의욕이 안 생기기도 했고, 하반기에는 마케팅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러면서 커리어적인 측면에서 고민이 많아지다 보니 이것보다 다른 게 배우고 싶어 져서 결국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그게 좀 아쉽기는 하다. 그리고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한국에 가서 가족들을 보고 싶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휴가를 내기에도 좀 애매해서 결국은 아무 데도 가지 못했다. 너무 속상한 일이다. 내년에는 꼭 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성공: 마케팅 수업, 꾸준히 업로드한 유튜브

회사에서 도움을 주셔서 대학에서 마케팅 수업을 하나 들을 수 있었는데, 여러모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기에 좋은 시간이었다. 레쥬메에도 더할 수 있는 내용이 생긴 것 같아서 좋다. 그리고 큰 숫자의 구독자를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만 299명의 구독자가 생겼다는 사실은 나름의 성공인 것 같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있기도 하고, 누군가가 내 영상을 봐준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나 자신에게 나름 박수를 보낸다. 2019년 11월 말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총 55개의 영상이 올라갔다. 그중에 지금은 숨겨둔 것도 있지만, 나에게는 나름 한해의 연대기가 담겨있어서 뿌듯하다. 계속 이렇게 하고 싶다 소소해도 재밌게!

https://www.youtube.com/c/dailyhee%EB%8D%B0%EC%9D%BC%ED%9D%AC/videos


충격: Hate Crime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지만, 처음 글로벌 판데믹의 악화가 시작되면서 대대적인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했을 당시에 북미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혐오가 높아졌었다. 미국에서는 물론, 캐나다에서도 동양인을 타깃으로 한 '묻지 마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났고, 10년 넘게 타지에 살면서 크게 차별을 느끼지 못했던 나도 길거리를 걷다가 '노란 원숭이'이라는 소리를 듣는 일도 생겼다. 그러니 밖을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 초반에는 마스크 낀 사람 = 아픈 사람이라는 편견 때문에 가게에도 쫓겨나는 사람들을 보며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도 쓸 수 도 없는 딜레마가 생기기도 했다. 캐나다 여권을 가졌지만, 내가 이 땅에서는 평생 '외부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던 것 같다.


대화: "여행 가고 싶다" "예전에는 이랬는데..."

'라테는 말이야'와 같은 것이 아니라 정말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괜찮았던 예전이 그리워서 요즘 사람들은 다들 예전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다. 유튜브에서 작년에 했던 디제이 페스티벌 영상들을 보면 지금은 아찔한 생각이 든다. 그새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장: "You are on mute"

외국에서 meme처럼 쓰이고 있지만, 실제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듣고, 가장 많이 했던 문구일 것이다. 북미에서는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전원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한 기업들이 많다. 그렇기에 다들 미팅도 zoom과 같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서 해야 했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서 mute(음소거)를 해놓았다가, 음소거를 풀지 않고 말을 하는 일들이 생겼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새로운 게 참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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