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데리고

by 연아

지난밤

빗소리 요란하더니

가을을 뿌려 놓고 갔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들려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이슬 맺힌 작은 풀숲을 흔들고

살결을 툭툭 치는 선선해진 공기는

기다렸다는 듯 가을을 데리고 나옵니다

뜨거웠던 여름날을 잘 보듬은

들판의 낟알들의 겸손을 깨우고

가을바람, 가을 들녘, 또 그리운 노을빛

그 아름다운 풍광에 스며드는 그리움 그리움


치열했던 삶의 여름을 잠시 뒤로하고

새로운 계절 앞에

이제 큰 숨 한번 내 쉽니다


가을을 데리고

가을을 데리고

평온의 숲길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