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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를주는이 Oct 04. 2023

그곳에 시가 있었다

가끔은 잊어버리고 살다가

또 가끔은 애타게 찾아다녔다

하지만 쉽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계절이 다시 시작할 때마다

치열하게 보냈던 삶을 쉬어 갈 수 있도록

토닥토닥 바람을 내어 주며 머물다 가곤 했다

특히 가을이 시작될 무렵 약간은 쓸쓸하지만

기분 좋은 머무름이 있었고 슬픔은 더 슬픔에

녹여 결국은 응어리를 풀어 주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인생을 오히려

즐길 수 있었던 건 시를 부르는 이가

내가 아니라 희로애락의 삶이었기에...

사방이 매임을 당한 문제의 둘레에서

침몰하기 직전의 삶의 끝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그곳에 항상 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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