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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Sep 26. 2019

대세는 ‘K뷰티’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화장품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피부가 좋아?

사진 : 스킨푸드


종종 외국인들이 '한국인들은 다들 왜 이렇게 피부가 좋아?'라고 부러움을 표현할 때가 있다. 실제로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많은 한국 여성들의 피부에서 빛이 난다. 이러한 피부는 결함 없이 매끈한 도자기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면 한국 여성들의 피부가 유달리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에게 특별한 윤광피부 유전자라도 있는 걸까.

 

사실 한국 여성들의 촉촉한 피부는 엄청난 노력으로 얻은 결과물이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5~7단계 이상의 스킨케어를 한다. 이것은 한때 화장하는 여성들을 비판하는 도구로 사용됐다. 서양에서는 기껏해야 2~3가지의 화장품을 사용하는데, 한국에서는 너무 많은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화장품 역시 화학성분인데 많이 발라봤자 피부에 악영향만 미칠 뿐이라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반증하듯, 최근 전 세계적으로 한국 여성들의 '코리안 스킨케어'를 바이블로 삼는 뷰티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메이크업 강국' 일본에 한국의 비비크림이 전파되었으며, 동남아시아에는 한류 스타들처럼 우윳빛 피부를 만들어주는 화이트닝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몇 년 사이에 코리안 스킨케어 및 코스메틱 열풍이 아시아 전역을 넘어 유럽과 아메리카 등 서구사회로 퍼져나가고 있다. 패션 매거진에서는 이를 '한국 스킨케어 현상(The Korean Skin-Care Phenomenon)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소셜 웹사이트 레딧(reddit)에서는 코리안 스킨케어가 가장 효과적인 한국 화장품을 나이별, 피부 타입별로 세분화해 리스트를 공유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그렇다면 한국의 뷰티산업, 즉 K뷰티는 언제부터 이렇게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걸까.

아시아를 뜨겁게 달군 K뷰티


K뷰티는 아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가게만 보더라도 K뷰티의 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명동의 화장품 가게에 들어가 보면 한국인 고객보다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고객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한국 화장품은 세련되고 수분감이 뛰어나서 20~30대 연령층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한다.

 

한동안 중국에서는 사드 사태로 인해 K뷰티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2018년 1월 중국 현지 공장이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고, 대규모 수출 주문이 이어졌다. 한 화장품 업체는 2만여 개의 중국 점포에 총 640억 원 규모의 제품을 납품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중국에 다시 시작된 K뷰티 봄바람이 국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K뷰티의 열기는 뜨겁다. 홍콩 내 우리나라 화장품의 수입 점유율은 2015년 이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10월까지 홍콩이 우리나라 화장품을 수입한 규모는 7억 6952만 달러에 달한다. 주요 수입국가 10개 중 23.4%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홍콩의 최대 수입 화장품은 스킨케어 및 기타 미용제품이며, 립메이크업 제품류와 아이메이크업 제품류가 뒤를 이었다. 이에 이경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콩무역관 조사원은 '홍콩화장품 시장동향'이라는 자료를 통해 "홍콩 내에서 한국 화장품이 상당 수준 입지를 확보함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의 소비 트렌드 분석과 마케팅 전략의 활용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K뷰티는 동북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정착을 기점으로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2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진열을 가다듬고 판매망 확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자카르타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리뽀몰'에 1호점을 오픈했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승산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LG생활건강 역시 더페이스샵을 통해 2004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후 2006년 중동지역에 진출했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인도네시아 내에 70여 개의 매장과 말레이시아 내에 5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아모레퍼시픽은 성장세가 높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영업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인도네시아에 이니스프리 1호점을 오픈했으며, 2018년을 기점으로 중동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의 화장품 시장이 불과 1~2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했다"며 "한류문화의 전파, 여성들의 권익신장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K뷰티 확산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 아메리카로


K뷰티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아메리카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 사람들은 '메이드 인 유럽' 화장품을 선호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러시아 사람들이 편견을 깨고 한국 화장품을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아마 한국 화장품 기업의 독특한 마케팅 전략과 높은 가성비, 뛰어난 재료 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SNS와 블로거를 잘 활용하고 있다. 제품의 질과 가격, 특별한 재료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제품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아마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러시아 고객의 폭을 넓히는 데 한몫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한 한국 화장품은 높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현재처럼 러시아 루블화 통화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값비싼 유럽 화장품을 대체할 수 있는 화장품은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하는 한국 화장품이다. 이 때문에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특별한 재료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이다. 러시아 고객들은 달팽이 크림이나 콜라겐 같은 재료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빠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한국 화장품을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는 대단하다. 최근 미국 유명 화장품 분야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SNS와 유튜브 채널에 스킨푸드의 '블랙슈가 스트로베리 마스크 워시 오프'를 언급하면서 화제를 일으켰다. 뷰티 인플루언서 엘리 최는 "'블랙슈가 스트로베리 마스크'는 건강하고 반짝이는 피부를 만들어준다", "최고의 스크럽"이라고 제품의 효능을 극찬했고 해당 인스타그램 포스트는 미국판 얼루어(Allure)에서도 기사화했다. 이에 블랙슈가 스트로베리 마스크 워시 오프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미국 최대 규모의 화장품 멀티샵 얼타(Ulta) 및 세계적인 유통 업체 아마존(Amazon)에서 품절되기도 했다.

 

실제로 얼타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평점은 4.7점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구매자들은 "다른 스크럽 제품과 달리 부드럽게 각질 제거가 가능해 피부가 매끈해진다", "값비싼 제품보다 효과가 더 좋다"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스킨푸드는 2011년에 미국에 진출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매장을 오픈했다. 2005년 대만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 진출을 지속해온 것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스킨푸드는 미국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제품을 알리고 제품력을 인정받기 위해 장기적이고 다양한 전략으로 공략해왔다"며 "특히 이번 품절은 현지 뷰티 인플루언서들에게 제품력을 인정받아 입소문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에 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스킨푸드 제품이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누려 K뷰티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도 인정한 K뷰티


K뷰티의 입지가 확대되면서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도 K뷰티에 주목하고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감성을 체험해볼 수 있는 소셜 팝업 스토어 '아르마니 박스(ARMANI BOX)'를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 파미에 스트리트에 오픈했다. 파리, 런던, 홍콩, 도쿄, 베이징, 뉴욕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거쳐 7번째로 K뷰티의 중심지인 서울에 상륙한 것이다. 아르마니 박스는 이미 SNS에서 수만 건의 리뷰가 쏟아질 정도로 전 세계 뷰티 마니아들을 사로잡은 핫플레이스다. 이곳에서는 오직 아르마니 박스에서만 선보이는 리미티드 아이템과 서비스, 디지털 액티비티를 제공하며 아르마니 뷰티를 사랑하는 고객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맥(MAC)은 K뷰티의 파워를 입증하는 예이다. 딸기우유 립스틱의 대명사 '엔젤'과 코랄 컬러 립스틱 '래즐대즐러'는 한국 맥의 요청에 의해 발매된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한 오렌지 컬러 립스틱 '코리안캔디'에는 우리나라 이름이 인용돼 K뷰티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이처럼 K뷰티는 한국 화장품을 글로벌 뷰티 시장에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세계 뷰티산업의 중심이 되는 그날까지


최근 K뷰티 전문 플랫폼 스타일코리안은 뷰티 크리에이터가 K뷰티 관련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K'를 공식 오픈했다. 스타일코리안은 이니스프리, 편강률, 헤이미쉬, 미샤 등 120여 개의 뷰티브랜드와 10,000여 개의 K뷰티 제품을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80개 국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뷰티 산업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K뷰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화장품과 관련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해 세계 곳곳에 K뷰티의 위엄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K뷰티가 엄청난 속도로 확산된다면, 몇 년 후에는 뷰티 산업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우뚝 서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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