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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륙엠 Sep 14. 2024

1. 왜 하필 남미(라틴 아메리카)로 떠나야하는 것일까

아시아나항공 스타얼라이언스 발권으로 떠나는 이유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내가 스타트업을 막 시작하고 나서 6개월이 될 무렵 사업을 접어야하나?를 고민할 정도로 큰 시련이 다가왔다. 다니던 연구소를 휴직하고 호기롭게 40대 후반의 나이로 시작한 스타트업은 온실속 화초처럼 사회생활을 했던 사람에게는 무척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고, 그 결과 사업에 대한 모든 것을 자시 설정해야하는 피보팅을 넘어, 사업을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 질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남미(라틴 아메리카)로 잠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었다.


남미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지금 마주한 모든 상황들을 피하고 도망간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홀로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하는 것보다는 삶과 죽임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는 모든 것이 불안정한 장소에 가보면 진정으로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보일 것 같은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텍사스를 시작으로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파나마를 거쳐 드디어 당초 목적했던 남미 페루 입성 후 마추픽추, 티티카카 호수 등의 약 1달 남짓의 여행은 나에게 재충전 뿐만 아니라 사업에 대한 고민까지 말끔히 덜어주는 효과가 확실히 있었다. 까짓거 계속 해보자! 일단 3년은 버텨봐야지!라는 오기가 생기게 된 계기가 바로 내 인생 첫 번째 남미 여행이었다.




지금까지 세계 약 70개국 정도를 여행했는데, 그 무렵에 처음으로 다녀온 남미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 여행은 나에게 묘한 변화를 일으켰다. 살면서 100개국은 가봐야지...하는 마음이 늘 있었는데, 내 마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나라들에 꼿혀있게 되었다. 유럽이든, 동남아든 다 시시하게 느껴졌다. 진정한 여행은 바로 남미다!라는 생각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스타트업 대표로서 험난한 세상에 맨몸으로 부딪치고 너덜너덜해지는 마음과 몸을 계속 감내해나가야하는 어려움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2024년 8월. 첫 번째 남미 여행 후 2년이 지난 지금, 두 번째 남미로 떠나야할 때가 왔음을 알리는 시그날이 곳곳에서 울려퍼지게 되었다. 우선 몸과 마음의 발란스가 무너져서 2024년 상반기에만 3번이나 크게 감기게 걸리게 되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맞는 어려움이었다. 두번째로 7월 진행한 건강 검진에서 십이지장 궤양이 발견되었고, 그와 더불어 헬리코박터균까지 나온 것이다(물론 2주간 약먹으면서 치료는 완료). 끝으로 스타트업 사업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시키지 못하면서 가족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를 믿어주고 응원하는 유일한 지원군인 가족에게 사업의 스트레스를 푸는 지경에 이르게 되다니, 이는 나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  갑자기 욱 하면서 나도 모르게 터져버리는 활화산 같은 행동에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족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 뿐이다. ㅠㅜ


스타트업 사업을 시작하면 창업 후 3년 이내의 기간을 데스밸리 구간이라고 한다. 죽음의 계곡. 이때 창업자의 약 2/3이 나가떨어져나간다. 통계적으로 말하면, 처음 1년 내 1/3의 창업자가 문을 닫는다. 그리고 첫 3년 내 또 1/3 창업자가 문을 닫게 되는데, 나는 정확하게 두번째 1/3에 간당간당하게 걸쳐있었던 것이다. 지금 회사 문을 닫아도 어느 누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기간이 지속되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면서 세상의 모든 고난과 시련이 나에게만 몰려있다고 생각이 되던 시기였다. 2년 전 그때처럼 뭔가 다시 사업을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재충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때 바로 하나의 신의 계시 같은 우연이 일어났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휴가를 떠난 8월 중순의 월요일 아침, 우연히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를 이용한 보너스 항공권 검색을 1년 만에 심심풀이로 해봤다. 출발지 '김포(GMP)', 도착지 '멕시코시티(MEX)'. 표가 뭐 있겠어?하는 마음에 시니컬하게 검색 버튼을 누르니, 파란색으로 표시된 비즈니스 좌석 1석이 나왔다. 오 마이 갓!!!! 그 어렵다는 일본 - 멕시코 구간의 전일공(All Nippon Airline, 이하 아나)의 비즈니스 좌석 1석이 보너스 항공권으로 나온 것이다. 이코노미 좌석은 편도 4만마일, 비즈니스 좌석은 편도 6만마일을 공제하지만, 실제로 구매가격은 비즈니스 좌석이 이코노미에 비하여 3 ~4배 비싸다. 왜냐하면 차지하는 좌석 규모와 기내 서비스 수준이 틀리기 때문이다. 


서둘러 약 20만원 정도의 세금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6만마일을 털어내고 김포 - 하네다, 나리타 - 멕시코시티 구간의 아나항공 비즈니스 항공권을 겟했다. 하네다 공항 도착 후 짐을 스스로 들고 나리타 공항까지 이동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으나, 다시 검색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나리타 - 멕시코시티 표를 누군가 구매해버리면 절대로 안되기에, 그냥 나온 그대로 발권해버렸다.


휴....


이제 남은 것은 나머지 구간이다. 멕시코시티에서 남미 어디로, 남미 어디에서 다시 중미(혹은 북미)를 경유하여 한국으로 오는 항공권을 구하는 일이 남았지만, 오는 것은 큰 무리없이 아시아나항공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발권으로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만 남미에서 얼마의 기간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대략적 계획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2년 전 1차 남미 여행 이후 다음 번 남미여행에서는 무엇을 제일 먼저 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가 이미 서 있었다.


바로 우유니 소금 사막(Uyuni Salt Flat)을 가는 것.


광대한 하얀색 소금 사막에 서서 염평선(지평선, 수평선이 아닌, 소금 염(鹽)을 써서 염평선)을 바라본다면, 뭔가 나에게 거대한 깨달음을 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가 늘 가슴 한켠에 있었는데, 이제 그것을 실현할 때가 온 것이다.


그래. 인생이 힘들 때에는 남미로 떠나는 거여 ~ !


대학교 때 큰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수술한 부위가 너무 아파서 간호사에게 진통제를 놔 달라고 했더니, 첫 번째는 모르핀 계열?을 놓아주더라. 몽롱한 정신으로 아픈 부위가 살짝 잊혀지더라고.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난 뒤 또 다시 통증이 오길래 진통제를 한대 더 놔달라고 했더니, 이번에는 모르핀 계열이 아닌, 통증제?를 놔주었다. 수술로 아픈 부위보다 더 아픈 통증을 느끼게 해주는 주사를 엉덩이에 놔 줌으로써 수술 부위의 아픔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 그 두번째 진통제가 너무 아팠기에 나는 입원기간 내내 진통제를 맞지 않았다. 수술 부위가 아파도 그냥 견뎠고, 퇴원까지 잘 했다.


남미는 나에게 두 번째 진통제 같은 곳이리라...






(남미여행팁 1 : 아시아나항공 스타얼라이언스 보너스항공권)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에서 남미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2배 이상, 심지어 3배 이상 폭등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있는 분들(카드사 사용으로 가장 빨리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음)은 가족 마일리지까지 모아서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발권을 한다면 가장 저렴하게 남미까지 갈 수 있다. 다만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도시로 가고자 한다면 거의 1년 전 예약이 필요하다.


(남미여행팁2 : 미국, 혹은 멕시코를 경유하여 남미로 가는 항공권)

대한민국을 출발하여 미국을 경유 후 남미로 날아가는 항공권을 제일 많이 이용한다. 미국 경유는 미국 내 공항에서 입국 수속 후 짐을 찾아서 다시 보내야하기 때문에 ESTA라는 전자 비자를 사전에 발급 받고, 경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복잡한 미국 공항에서 항공편을 놓칠 수도 있는 걱정도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코스카 한국 인천 - LA(경유) - 페루 리마로 들어가는 루트다. 다만 항공권 가격이 사악해서 지금 네이버 남미사랑 카페에서 많은 분들은 일본항공을 많이 구입하는 것 같다. 일본항공은 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LATAM)과 같은 원월드(One world) 계열이기 때문에 미국까지는 도쿄 경유편으로 가고, 미국에서 남미는 라탐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조금이라도 저렴한 표를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마일리지 적립이 국내에서 활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다행이 24년 8월 1일부터 아에로멕시코 항공이 대한민국 - 멕시코 시티 구간에 재취항을 했다. 15 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미국을 들르지 않고 바로 중미로 날아가기 때문에, 그것도 오전 도착이기 때문에 당일 바로 오후 남미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연결해주므로 매우 편리한 일정이 가능하다. 다만 아에로멕시코 항공편 가격이 코로나 이전에 비하여 약 1.5배 이상 올랐다. 그 옛날 30만원대에 한국 인천 - 멕시코시티 - 페루 리마를 다녀오던 '리마 대란' 사태의 주역 항공권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아쉬움은 있으나, 그래도 귀국 편이 한국 직항이므로(멕시코시티 - 몬테레이(약 1시간 반 경유) 후 인천 직항, 총 18시간 소요)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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